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던 설비투자가 다시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서고 생산과 출하도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정부는 “월드컵과 자동차업계 파업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미국 금융 불안의 영향으로 국내 경기의 회복 기조에도 경고등이 켜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4% 늘어나 4월(7.4%), 5월(7.7%)에 비해 증가세가 상당히 둔화했다.
반도체 생산은 36% 증가한 반면 자동차는 파업 등의 영향으로 20.1% 감소, 반도체를 제외한 산업생산은 오히려 3.9% 줄어들었다.
출하는 전년 동월에 비해 2.2% 증가하는데 그쳐 4월(11.0%), 5월(9.9%)에 비해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소비 지표인 도소매판매도 4.1% 증가해 7% 이상 증가폭을 보였던 4~5월에 비해 크게 나빠졌다.
특히 설비투자는 컴퓨터, 자동차 등에서 크게 감소하며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7.5%가 줄어 3개월간 계속된 증가세를 멈췄다. 제조업가동률지수도 전년 동월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 국면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전달보다 0.5포인트 감소했고, 6개월 이후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전달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방선거와 월드컵으로 인해 조업일자 및 시간이 줄고 자동차 부문의 분규로 주요 경기지표가 둔화했다”며 “이는 불규칙한 일시적 현상일 뿐 전체적인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적 전망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洪淳英) 상무는 “예상보다 수치가 크게 낮지는 않지만 성장의 내용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치중돼 있는 것이 문제”라며 “특히 하반기에는 내수 보다는 수출이 성장의 주요 변수가 되는 만큼 환율 변화 등을 계속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