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로 인한 경영위기를 이유로 회사가 사내부부 중 한명에게 사직을 강요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대법원 2부(주심 유지담ㆍ柳志潭 대법관)는 30일 김모(34ㆍ여)씨 등 전 알리안츠생명보험 부부사원 4명이 1998년 회사측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 등은 퇴사 이후부터 향후 복직때까지의 임금도 지급받게됐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스스로 사표를 내는 형식으로 회사를 떠났지만 그 배경에 회사의 중간관리자들이 반복적으로 퇴직을 권유하거나 종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는 우월한 지위에 있는 회사에 의한 강요행위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고법은 5월 같은 이유로 소송을 냈던 전 농협중앙회 여직원 2명에 대해서는 “경제적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부부사원 중 한쪽을 해고 대상자로 정한 것은 합리적인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원고패소한 바 있어 상고심이 주목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내부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첫 사례지만 원고측이 단순히 사내부부였다는 점이 부당해고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은 아니며 회사의 해고 회피노력 등이 주된 판단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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