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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마늘 결정' 하루만의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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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마늘 결정' 하루만의 사퇴

입력
200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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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철(全聖喆) 무역위원회 위원장이 30일 돌연 사표를 냈다. 전날 중국산 마늘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연장 신청을 기각한 직후다.전 위원장은 “(정부의 마늘 대책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정 연기를 강력히 주장했으나 위원들 사이에 받아들여지지 않아 본인에 대한 신임의 문제를 심각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역위원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는데 능력과 리더십에 명백한 한계를 느꼈다. 아직도 무역위를 행정의 하위개념으로 보고 독립성과 전문성 보장에 지극히 인색한 것이 현실”이라며 “누군가 몸을 던져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충정을 호소했다.

그의 사임이 무역위원회가 처한 현실적 한계와 주변의 몰이해에 대한 항의라는 의미를 깔고 있었다.

그러나 전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임과 무역위 위상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번 결정은 정당성이 크게 훼손되게 되었다. 전 위원장이 밝힌 퇴임의 변도 전날 ‘법과 원칙에 충실하자’는 공감대 위에서 결정이 이뤄졌다는 설명과는 크게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당혹스럽다.

그의 말대로 무역위원 8명이 사심 없이 판단한 결과라면 위원장은 개인 의견을 떠나서 농민들에게 이를 당당하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할 책무가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의 사표제출은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라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더구나 무역위의 결정은 민간위원 6명을 포함한 위원 8명의 표결에 의해 이뤄진다. 위원장의 생각과 다른 결정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과 다른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서 사표를 냈다면 고위공직자로서 책임 있는 처신이 아니다. 그의 행동이 법과 원칙을 강조한 자신의 말과 달리 매우 정치적으로 비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상철 경제부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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