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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韓대표 '백지신당'발언파장/'反昌연대' 포석…정국격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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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韓대표 '백지신당'발언파장/'反昌연대' 포석…정국격변 예고

입력
200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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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30일 신당 창당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 8ㆍ8 재보선 후 정치권에 대격변을 예고했다.한 대표가 밝힌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한 백지 위에서의 신당 창당’구상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지위 문제를 포함한 민주당 내 대선후보 구도의 결정적 변화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다.

여기에다 민주당의 신당론은 사실상 ‘반 이회창(李會昌) 연대’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이 ‘정치 술수’라며 즉각 반발, 파장 범위는 정치권 전반에 걸쳐있다.

▼신당 구상 의미 및 배경

한 대표가 신당 창당 불가피성을 제기한 것은 기본적으로 현재 상태로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한다.

현 정부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인기가 동반 추락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다른 당과의 당 대 당 통합과 유력인사 영입을 병행, 어떤 방법으로든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한 대표가 막연한 신당론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발기인 대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말 그대로 ‘완전 헤쳐모여식 새 출발’을 주장했다는 점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르다.

한 대표측은 “당내에는 노 후보 이외에 대안이 없다는 세력도 있고 노 후보를 교체, 재경선 기회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세력도 있어 한 대표는 양쪽을 절충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을 하기도 한다.

대선후보 재경선을 하되 노 후보에게도 기회를 주는 한 대표의 신당론은 밖으로는 ‘반 이회창 연대’, 안으로는 ‘당 분열 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8ㆍ8 재보선 후 노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견제수단이라는 비판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노-한 균열 및 노 후보의 지위

한 대표의 신당 구상은 재경선은 사실상 없다고 보고 8월말 당을 대선 중앙선대위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노 후보의 생각과는 명백히 배치된다.

백지 상태에서의 신당론이 노 후보와 한 대표 사이의 균열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 일각에서는 노 후보가 최근 ‘햇볕정책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한 대표가 마음을 돌렸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당권을 쥐고 있는 한 대표가 최초로 ‘노 후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은 당 안팎에 만만찮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신당을 어떤 절차와 방식을 통해 만들지는 구체적 협상 및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하나 민주당이 당 공식기구에서 신당 결의를 하는 순간 민주당 후보로서의 노 후보의 지위는 상실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재경선을 약속했지만 도전자가 없으면 “그냥 가야 한다”고 주장해 온 노 후보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노 후보의 지위는 한층 불안해진 셈이다.

▼파장 및 전망

한 대표의 신당론에 대해 당내 비주류는 물론 친 이인제(李仁濟) 의원계 반노(反盧) 그룹도 싫지 않은 기색을 보이는 것은 당내 세력관계의 큰 변화를 예고한다.

기존의 주류, 비주류의 개념이 모호해지면서 세력간 연대의 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주류와 비주류가 신당을 매개로 연대한다면 노 후보 직계 세력과는 대립 각을 형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한 대표의 신당론이 당 단합을 목적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신당창당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내분이 발생, 오히려 당 분열을 가속화해 분당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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