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경찰관에게 살인 누명을 씌웠던 살인범이 출옥 후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른 뒤 친구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서울 노원경찰서는 최근 서모(28·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를 지난달 초 노원구 공릉동에서 발생한 손모(76ㆍ여)씨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검거,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당초 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했던 피해자 손씨의 아들이자 서씨의 친구 강모(36)씨는 석방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달 9일 친구 강씨와 술을 마시고 함께 강씨 집에 가 잠을 자다 깨어나 “술 좀 그만 먹으라”고 야단치는 손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은 술에 취해 서씨와 함께 잔 사실도 모르는 강씨가 귀가 전 술집 주인과 다퉜던 기억을 착각, “내가 어머니를 죽인 것 같다”고 자백하는 바람에 지난달 12일 강씨를 범인으로 구속했으나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서씨의 수상한 행적을 추적, 범행을 밝혀냈다.
서씨는 1992년에도 관악구 신림동 여관에서 투숙객 이모(당시 18세)양을 목졸라 숨지게 한 뒤 달아나, 현장을 처음 발견한 이양의 애인 김모(당시 27) 순경을 범인으로 내몰리게 했다.
김 순경은 1, 2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나 이듬해 11월 서씨가 강도용의자로 경찰조사를 받던 중 이양 살해 사실이 드러나 누명을 벗었다. 서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고 99년 8ㆍ15 특사로 출소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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