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추락하던 환율이 마침내 바닥을 쳤나.'3개월째 폭락 행진을 벌이던 미국 달러화가 지난 주말 뜻밖의 폭등세로 돌아서면서 각국 환율이 급락에서 급등세로 돌변하는 등 전세계 외환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그동안 실물경제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한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과정”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고 있으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는 일시적 현상일 뿐 추세 반전은 아니다”는 판단이다.
▲롤러코스터 환율
25일 도쿄시장에서 116.45엔을 기록한 엔ㆍ달러 환율은 26일 117.43엔으로 뛰었고, 이날 밤(아시아시간) 개장한 뉴욕시장에선 118.80엔으로, 29일 도쿄시장에선 다시 119엔대로 치솟았다. 원ㆍ달러 환율 역시 26일 무려 19.50원이나 오른 데 이어 29일에도 10원 가까이 오르며 이틀만에 한달 전 수준까지 근접했다. 달러 강세에 따라 원화 가치는 최근 일주일간 35원정도 떨어졌다.
5월부터 환율이 고공낙하하면서 고통을 겪어온 국내 기업들은 최근 환율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로 달러를 투매하거나 달러 결제시 외상거래를 해오다 이번엔 환율 폭등으로 또다시 된서리를 맞고 있다. 환율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면 경영환경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해져 기업 경영에 리스크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미국투자자들의 환매 쇼크
달러가 급작스런 강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내 주식형 펀드 가입자들이 증시침체 영향으로 대규모 환매 요청을 하자 미국 기관투자가들이 환매 자금 마련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연이틀 상승... 한달전 회복
▲'달러약세' 등 변수도 많아
주식 매도 자금을 달러로 바꿔나가면서 세계적으로 ‘달러 사자’가 우위를 보이는 것이다. 통상 미국 경제가 좋아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과 반대로 이번엔 미국 경제(증시) 불안의 여파로 달러가치가 폭등한 셈이다.
국내 증권거래소에서도 25일 1,452억원에 이어 26일 3,337억원, 29일 29억원 어치를 외국인들이 순매도하는 등 최근 10일(거래일 기준) 연속 외국인 순매도 행진이 이어졌다.
▲달러 약세, 일시적 현상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환매 쇼크’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국면일뿐 아직까지 달러가치의 강세전환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르다는 판단이다.
외환컨설팅업체인 ㈜FMP는 “달러화가 최근 급락세에서 벗어났으나 달러화 약세추세가 일단락됐다고 보기에는 성급하다”며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 및 금융시장 불신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강한 달러로의 회귀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 미국 주가가 과도하게 내렸고, 유럽이나 일본시장 역시 튼튼하지 못해 조만간 미국 증시로 자금이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며 “이 경우 달러가치도 약세행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희기자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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