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정(22ㆍCJ39쇼핑)이 연장접전 끝에 한희원(24ㆍ휠라코리아)을 꺾고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이로써 한국선수가 지난 주 김미현(자이언트 이글 클래식)에 이어 2주 연속 미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박희정은 29일(한국시간) 뉴욕주 뉴러셸의 와이카길CC(파71)에서 열린 사이베이스 빅애플 클래식(총상금 95만달러) 4라운드서 버디 5, 보기 3개로 2언더파 69타,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한희원과 공동선두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아 승리했다.
우승상금은 14만2,500 달러. 박희정은 지난해 9월 윌리엄스 챔피언십에 이어 통산 2승을 챙겼다.
3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지난해 신인왕 한희원은 4언더파(버디 5, 보기 1개) 67타로 선전, 공동 1위까지 올라갔으나 연장 첫 홀서 버디를 놓쳐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들과 함께 라운드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1언더파를 보태는 데 그쳐 13언더파 271타로 3위, 카리 웹(호주)은 12언더파 272타로 4위에 자리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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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R 상보
연장 첫 홀(1파5 18번홀ㆍ 481야드). 어프로치 샷이 승부를 갈랐다. 18번홀을 나란히 파를 막아 14언더파 동타를 이룬 한희원과 박희정이 티박스에 들어섰다.
긴장한 탓이었을까. 한희원은 세미 러프, 박희정은 깊은 러프로 볼을 날렸다. 다소 유리한 한희원은 페어웨이 우드로 세컨드샷을 핀에서 40야드 떨어진 그린 앞에 안착시켰다. 반면 박희정은 7번 아이언으로 핀에서 104야드 떨어진 페어웨이쪽으로 볼을 레이업했다.
승부의 추는 서드샷에서 기울었다. 박희정은 피칭웨지로 핀 2m에 볼을 붙인데 비해 한희원의 치핑 앤 러닝 샷은 구르지 않고 핀에서 12m 앞에 멈춰 섰다. 한희원의 버디퍼트가 오른쪽으로 홀을 비켜갔다. 이를 지켜본 박희정은 침착하게 버디를 낚은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앞서 4라운드의 3파전도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박희정과 아니카 소렌스탐은 12언더파로 공동선두, 한희원이 2타 뒤진 10언더파 3위로 함께 1번홀을 출발했다. 박희정이 기선을 제압했다. 4번홀 보기가 있었지만 1ㆍ3번홀, 8ㆍ9번홀에서 버디를 뽑아 전반에만 3타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그러나 한희원과 소렌스탐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12번홀까지 버디 4개를 추가한 한희원은 15번홀(파5)서 다시 버디를 더해 박희정과 공동선두로 도약했다.
전반 보기만 1개를 범한 소렌스탐도 후반들어 15홀까지 2타를 줄여 선두에 2타차로 따라붙었다. 이어 박희정과 한희원이 보기를 한 16번홀서 파세이브, 1타차로 추격해 왔다.
18번홀(파5). 박희정과 한희원이 나란히 2~3㎙안팎의 버디를 놓쳤다. 소렌스탐이 버디를 잡아낼 경우 연장 3파전이 불가피한 상황. 소렌스탐의 야심찬 5m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스치고 나와 한국선수들끼리 우승자를 가리게 됐다.
박진용 기자
■ 박희정 일문일답
박희정은 인터뷰에서 “18번홀서 한희원과 소렌스탐이 버디를 놓쳐 우승을 확신했다”며 “어젯밤 퍼팅 문제로 아버지와 심하게 다퉜는데 이 것이 퍼팅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_우승 소감은.
“4~5언더파 정도를 치면 우승할 수도 있다고 봤다. 16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했지만 남은 홀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
_우승후 아버지가 포옹하며 뭐라고 했나.
“미안하다고 했다. 어젯밤 아버지는 퍼팅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나를 꾸짖었다. 그 후 2시간 동안 우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아침에 안개 때문에 경기시간이 연기돼 차 안에서 조금 잘 수 있었다. 힘든 하루였다. 버디퍼트에 성공한 1ㆍ3번홀서 아버지의 지적이 퍼팅에 집중하는 데 도움을 줬다.”
_소렌스탐을 따돌렸는데.
“소렌스탐을 별로 의식하지 않았다. 소렌스탐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경기를 망칠 것 같았다. 그저 내 페이스대로 경기를 했다. 지난해 우승을 하지 않았더라면 긴장해 시작이 좋지 않았겠지만 나도 챔피언이었다고 생각하니 또 우승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향후 일정은.
“이번 주에 웬디스 챔피언십이 있다. 다음주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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