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용센터가 주최한 ‘세계 발레스타 초청 대공연’이 27,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렸다.내로라하는 국내외 발레스타 16명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에 객석은 만원이었다. 그러나 첫 날 공연은 무용수들의 어처구니없는 실수 연발과 주최측의 엉성한 무대 진행으로 비싼 입장료를 주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김용걸과 ‘돈키호테’ 3막 파드되를 춘 국립발레단의 김주원은 솔로 바리에이션 부분에서 쥐고 있던 부채를 떨어뜨리고, 32회전 푸에테 도중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애교’였다.
2막 첫 무대인 ‘세헤라자데’ 중 파드되 공연에서는 러시아 키로프발레단의 남성무용수 스타니슬라프 페코의 바지 끈이 풀려 속옷이 노출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페코는 한 손으로 바지춤을 쥔 채 진땀을 빼며 엉거주춤 춤을 춰야 했다.
‘에스메랄다’중 파드되를 공연한 샌프란시스코발레단의 로만 라이킨은 도약 연기 중 발을 헛디뎌 무대에 나동그라졌다.
라이킨은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응급치료 후 28일 귀국했다. 이 때문에 파트너인 유안유안 탠은 이튿날 공연에서 다른 참가자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한 여성 관객은 “거금 15만원을 들였는데 코미디만 보고 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공연을 지켜본 무용계 인사는 “무용수들 대부분이 공연을 이틀 앞두고 입국, 충분히 몸을 풀지 못해 사고가 난 것 같다”면서 “1차적으로는 무용수들 잘못이지만 무대 상태 등을 철저히 점검하지 않은 주최측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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