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잇따른 대주주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와 휴맥스 등 대장주의 악재, 외국인 매도에 따른 수급불안 등 이른바 ‘3재(災)’로 비틀거리고 있다.■ 외국인 Sell 코스닥
29일 코스닥시장은 거래소의 상승 반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 속에 지수는 57선으로 다시 하락, 연중최저치인 56.63포인트(6월26일)에 바짝 다가섰다. 이달 9일 이후 순매도로 전환한 외국인들은 14거래일 동안 단 이틀을 제외하고 12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하고 있다.
7월 초 50억원 미만의 매도규모를 보여오던 외국인들이 최근 100억원대로 매도규모를 늘린 데 이어 29일에는 300억원 넘게 순수하게 팔아 주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증권 김종수 연구원은 “거래소와는 달리 기관들의 역할이 거의 없는 코스닥은 외국인들의 자리를 대신할 매수주체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7월들어 주식을 대량 사들인 개인마저 상대적으로 위탁자 미수금 잔고 증가 등으로 매수여력이 소진돼 수급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비틀거리는 대장주
외국인들의 매도는 셋톱박스 대표주 휴맥스와 통신주 KTF에 집중되고 있다. 휴맥스는 2분기 실적저조에 이어 지난 주말 바이억세스사의 수신제한 시스템 공급 라이센스 취소를 계기로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아 이틀 연속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 때문에 올 4월 6만4,000원을 넘었던 주가는 1만8,750원으로 9ㆍ11테러 이후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외국인 지분율도 26%로 낮아졌다.
게다가 외국인들은 거래소 통신주인 SK텔레콤과 KT에 이어 코스닥 통신 대표주인 KTF도 대거 매도하고 있고 내수 소비 우량주인 LG홈쇼핑까지 내다팔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모건스탠리증권이 이날 LG홈쇼핑에 대해 마진율과 영업이익률 하락을 감안,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 것이 홈쇼핑주의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이미 드러난 악재들의 해소과정이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닥은 지금 우량주의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 메리트와 상승 모멘텀 부재라는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분석했다.
■ 모럴해저드로 투자심리 냉각
새롬기술과 이코인 소예 등 잇따라 터지고 있는 코스닥 기업 대주주들의 주가조작과 지분은닉 등 각종 모럴해저드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기업 내부자들이 대거 연루된 새롬기술의 불공정거래와 대주주의 부도덕성은 벤처기업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추락하는 코스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상무는 “미국 증시가 기업들의 회계부정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면 한국 증시는 대주주와 일부 경영진들의 모럴해저드로 신뢰의 위기에 봉착했다”며 “금융당국과 검찰의 조사가 시장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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