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싱가포르 등에 이어 국내에서도 중국산 다이어트식품을 먹고 간기능이 크게 손상된 피해사례가 보고돼 파문이 일고 있다.특히 문제의 다이어트식품은 정식 통관절차를 거쳐 수입된 제품이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첫 피해보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9일 대전지역 S종합병원에서 입원치료중인 37세 여성이 중국산 수입 다이어트식품을 2개월간 복용하다 간기능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며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국내에서 중국산 다이어트식품 복용에 따른 피해보고는 처음이다.
캡슐형태의 이 식품은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3,500통(84㎏, 2만6,000달러어치)이 국내에 정식수입돼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피해 여성은 케이블TV 홈쇼핑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정식 수입되는 중국산 다이어트 식품의 종류만도 21종에 달하고 지난해와 올해 20만㎏(한화 60억원대)이 수입돼 대부분 판매된 것으로 파악돼 ‘중국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보따리상이나 여행자등을 통해 통해 불법 반입된 뒤 인터넷 쇼핑몰, 미용업소, 헬스클럽, 사우나 등에서 팔리는 것도 상당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피해사례와 부작용
일본에서는 이미 중국산 다이어트제품 복용 피해자가 426명으로 이중 4명이 사망했다.
일본 피해사례의 대부분은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플루라민’ 등 간기능 장애유발 물질이 함유돼 있는 불법제품으로 일본 보건당국은 19종의 중국제품을 수입판매금지했다.
식약청은 국내 피해여성 역시 펜플루라민에 의한 간손상으로 보고 성분조사를 벌이고 있다.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 생성을 촉진해 식욕을 억제하는 펜플루라민은 97년 심장판막 질환 부작용으로 미국 내 사용중지조치가 내려졌고, 간기능장애뿐만 아니라 두통, 현기증, 피로감, 우울증등의 부작용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점과 대책
수입되는 다이어트 식품 대부분에 대한 성분검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수천, 수만종의 식품성분을 일일이 다 검사할 방법이 없다”며 “일본처럼 특별한 문제가 발견돼야만 그 성분에 대한 검사를 할 수 있어 사전차단기능이 미미한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아시아 각국이 펜플루라민에 대한 검사가 강화되자 중국제조업자들은 특정화학물질과 합성, 적발을 피하는 등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다.
식약청은 이에 따라 문제의 다이어트식품에 대한 수입 판매를 잠정 중단시키는 한편 중국산 유사제품에 대한 성분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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