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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에어쇼 83명 慘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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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에어쇼 83명 慘死

입력
2002.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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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프에서 27일 에어쇼를 벌이던 우크라이나 공군 소속 수호이(Su)-27 전투기 1대가 저공 비행 중 관중 속으로 추락한 뒤 폭발해 최소 83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부상하는 에어쇼 사상 최대 참사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에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사고 전투기는 이날 지역 공군부대 창설 60주년을 기념해 약 2분동안 저고도 곡예 비행을 하다 갑자기 떨어지면서 활주로에 계류 중인 다른 항공기들의 날개를 친 뒤 폭발했다.

사고기는 특히 수천의 관중이 밀집한 곳으로 돌진하며 폭발해 희생자가 많았다. 화창한 날씨에 열린 에어쇼는 순식간에 부상자들의 신음과 가족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가득 찬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엔진 결함이 사고의 1차 원인"이라며 "전투기 조종사 2명은 사고 직전 낙하산으로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크림 반도에서 휴가를 단축하고 급거 현장에 도착한 레오니드 쿠츠마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참사의 책임을 물어 빅토르 스트렐니코프 공군 제14사단 사령관을 경질했다. 볼로디미르 슈키드첸코 국방장관도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사고는 우크라이나 공군 제14사단 소속 수호이 전투기가 공중 곡예비행을 하던 중 갑자기 비행 소음이 멈추면서 시작됐다.

현지 한 TV 기자에 따르면 왼쪽으로 급선회하면서 추락하던 사고기는 활주로 인근 나무에 날개 끝부분이 부딪친 뒤 지상에 대기 중이던 다른 비행기의 날개와 스치듯 충돌했다.

화염에 휩싸인 채 왼쪽 날개 끝부분이 지상에 끄리며 거꾸로 미끄러지던 사고기는 관중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돌진하면서 옆으로 수 차례 나뒹군 뒤 폭발했다.

한 목격자는 "폭발 당시 집채만한 거대한 화염 덩어리와 함께 시꺼먼 연기 구름이 터져나왔다"며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튕겨 나간 시신들의 절단된 팔다리는 인근 활주로에까지 흩어져 날아갔다. 온몸이 피범벅이 된 한 남자는 잘린 오른팔의 남은 부분을 멍하니 바라 보다 구조대에 실려 갔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 사고낸 수호이-27

수호이_27 사고를 낸 기종인 수호이_27은 미국의 F_15처럼 2개의 수직꼬리 날개와 2개의 엔진을 장착한 구 소련제 주력 전투기로 1985년부터 실전에 배치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는 ‘플랭커(Flanker)’라는 암호명으로 불린다.

기동성과 장거리 탐지레이다, 미사일 면에서는 재래식 전투기 중 최고로 평가받고 있으나 병기를 탑재한 실제 운용 중량에서는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SU_35는 이를 보완해 SU_27M 이란 이름으로 개발된 신형으로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_X) 사업 후보기종 중 하나였다.

■ 역대 에어쇼 참사 일지

*73년 6월 3일: 러시아 투폴례프(TU)-144 초음속 여객기가 파리 에어쇼 도중 공중 폭발. 승무원 6명과 지상에 있던 9명 등 15명 사망.

*82년 9월 11일: 서독 만하임에서 열린 항공전시회에서 각국 스카이 다이버를 태운 미군 치누크 헬리콥터 추락. 46명 사망.

*88년 6월 26일: 프랑스와 스위스 접경 뮐루즈-합샤임에서 열린 에어쇼 도중 신형 에어버스 A320 여객기가 저공비행중 추락. 탑승자 중 3명 사망, 133명은 생존.

*88년 8월 28일: 서독 람슈타인 미군 공군기지에 열린 에어쇼 도중 이탈리아 공군 비행팀 소속 3대의 제트기가 관중석으로 추락. 70명 사망, 100여명 부상.

*97년 7월 26일: 벨기에 해안마을 오스탕드에서 열린 에어쇼 도중 한 경비행기가 곡예 비행을 하던 중 적십자 텐트 주변에 있던 군중 사이로 추락. 9명 사망, 57명 부상.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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