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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신당론' 네기류

입력
2002.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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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개혁신당론 아니다" 韓 "재창당 형식"8ㆍ8 재보선이 치러지기도 전에 민주당 내에서 재보선 이후의 ‘신당 창당론’을 둘러싼 각종 설(說)이 끊임없이 흘러 나오고 있다.

말이 좋아 ‘신당’이지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친위그룹, 한화갑(韓和甲) 대표를 비롯한 주류측, 박상천(朴相千) 정균환(鄭均桓) 최고위원 등 비주류 개헌론자, 친(親) 이인제계 반노(反盧) 세력 등 주장하는 사람들마다 그 내용은 제 각각이다.

신당론을 둘러싼 잠재적 갈등은 당연히 재보선 이후 민주당 내 각 정파의 세 대결을 예고한다. 그래서인지 각 계파들은 재보선 승리보다는 자파 세력의 규합 및 확대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신당론의 네 갈래

일부에서는 노 후보측에서 반대파의 이탈을 감수한 ‘개혁 신당’을, 한 대표는 외연확대를 통한 재창당 형식의 신당을, 비주류는 노 후보의 교체를 배제하지 않는 신당을 각각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는 그렇게 도식적이지 않다.

노 후보측은 실제로 자신들을 ‘개혁 신당론자’로 몰아 가려는 분위기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재보선 후 8월 말에 노 후보를 중심으로 한 대선 중앙선대위를 구성, 일사불란한 대선 체제를 구축하는 데 훨씬 더 관심이 있지 당을 쪼개는 식의 신당에 오히려 부정적이다.

노 후보가 이날 신당론에 대해 “당의 변화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국민지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표명한 뒤 “8월까지 기다려 보고 8월 말 이후엔 책임지고 확실하게 해 나가겠다”고 당 장악의지를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이때까지도 노 후보의 정통성을 거부하는 세력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노 후보측이 섣불리 신당론을 얘기하지 않는 근저에는 신당에서 민주당 후보로서 가졌던 정통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사정도 작용하고 있다.

한 대표도 최근 “때가 되면 신당 문제를 당에서 공식 논의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었지만 역시 고민이 많다.

무엇보다 한 대표는 이제까지처럼 노 후보와의 연대를 계속해 가면서 신당에서도 당권을 확보한다는 두 마리 토끼 좇기가 그렇게 녹록치가 않은 상황이다.

한 대표가 노 후보를 옹위하는 친위적 성격의 신당 창당에 나서는 순간 비주류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힐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비주류 신당론의 가장 큰 약점은 그들의 외연확대 주장에도 불구, 마땅한 대선 후보감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주류와 비주류가 일시 연합을 모색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정몽준(鄭夢準) 박근혜(朴槿惠) 의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등 당 밖 제3세력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친 이인제계 반노 그룹에게도 신당 실현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하다.

■전망

신당론과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지금 민주당으로는 안 된다”면서도 어떤 세력도 당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탈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졌던 이인제(李仁濟) 전 상임고문도 최근 “노 후보가 사퇴해야지 내가 당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8ㆍ8 재보선 후 외형적으론 신당론이지만 실질적으론 당 주도권을 둘러싼 내분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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