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장애학생의 학습권을 위한 배려를 소홀히 했다면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법원은 장애학생에게 저층강의실 배정 등 비교적 손쉬운 배려에 등한한 점에 일부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장애인 특별전형 제도를 도입하고도 그들의 편의시설이 미흡했던 대학에 대해, 편의시설 설치에 한층 박차를 가하라고 경고를 내린 셈이다.
당분간 유사소송이 이어져 대학이나 사회가 설치부담 때문에 작은 비명을 지르더라도, 이 판결은 환영할 만하다.
승소한 대학생은 초등학교 때 하반신마비가 되었다. 중학교가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준다’고 자퇴를 종용, 검정고시로 중ㆍ고등 과정을 마치고 사회사업학과에 입학했다. 이제 동료학생이 미는 휠체어를 타며 만학하는 그의 개인사가 우리 장애인의 현실을 말해 준다.
그런가 하면 휠체어를 타는 4학년 어린이를 위해 교사와 학부모가 힘을 합쳐 대공사를 벌인, 전교생 55명의 전북 고창군 부안면 봉암초등학교도 있다.
이 학교는 올 들어 본관과 도서관 사이의 계단을 없애는 대신 길을 다듬었고, 본관과 운동장 사이에도 철제 통로를 만들었다.
6개 교실의 문턱도 낮추었다. 재정보다도 의지가 장애인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예다.
장애학생 문제도 휠체어를 밀어주는 친구와의 훈훈한 미담에 더 이상 의존해서는 안 된다. 승소한 장애학생은 “사회는 모두의 것이다”라고 말했다.
학교는 장애인 특별전형제도 뿐 아니라 시설도 더욱 갖춰야 하며, 사회 역시 장애인고용뿐 아니라 대중교통시설 이용에 불편하지 않게 하는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적극적으로 갖춰가야 한다.
이번 판결은 장애인 시설문제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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