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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굿모닝신한증권 도기권 사장"날보고 미스터 원칙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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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굿모닝신한증권 도기권 사장"날보고 미스터 원칙이래요"

입력
2002.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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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처음엔 다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유치하다, 명함을 내밀기 창피하다는 비아냥도 쏟아졌다.하지만 가장 친숙하고 정겨운 이름이 가장 빨리 고객에 다가설 것이라는 확신 하나로 주주와 임직원을 설득하고 밀어붙였다.

3년이 지난 지금 ‘굿모닝’은 여의도 증권가에서 내로라하는 알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굿모닝신한! 8월1일 출범하는 신한과 굿모닝의 합병 증권사인 굿모닝신한증권의 도기권(都杞權ㆍ45) 사장은 “‘굿모닝’의 참신함에 ‘신한’의 안정감과 신뢰가 더해져 고객들이 농담 삼아 ‘안녕! 신한’하며 괜히 기분까지 좋아지는 이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젠 시황이 나빠도 적자를 내지 않을 정도로 기초체력이 다져진 만큼 합병을 통해 몸집(매출)도 키우고 차근차근 내실(수익)도 다져 현재 증권업계 6위에서 3년 뒤에는 ‘빅3’가 되겠다”고 ‘히딩크식’ 목표달성 스케줄과 자신감도 내보였다.

도 사장에게는 늘 ‘최연소’라는 부러움 섞인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미 듀크대에서 MBA를 받은 후 씨티은행에 입사, 1986년 29세 나이로 씨티은행 코리아 이태원지점장이 됐다. 국내 최연소 은행지점장. 3년 후 씨티은행 코리아 영업총괄 이사를 거쳐 씨티은행 태국 소매금융부문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태국에서 임기가 끝나면 유럽이나 남미로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1998년 쌍용투자증권을 인수한 미국 투자기관인 APGF가 그를 낚아채 41세 최연소 증권사 사장이 됐다.

당시만 해도 막대한 적자에 허덕이던 쌍용증권은 굿모닝으로 이름을 바꾼 뒤 구조조정을 통해 우량증권사로 거듭났다.

도 사장은 “굿모닝의 인적 자원은 씨티은행보다 더 나을 정도로 우수했다”며 “문제는 리더십이었고 인사ㆍ회계에서부터 심지어 휴가제도까지 ‘사람만 빼고’ 다 바꿨다”고 했다.

신한이 증권사 합병 파트너로 굿모닝을 선택한 것도, 도 사장을 합병증권사 CEO로 임명한 것도 모두 그의 별명처럼 ‘산도적’ 같은 뚝심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경영스타일을 믿기 때문이다.

기업문화가 달라 합병성과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 그는 “증권맨은 변화에 유연하기 때문에 멀지 않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교과서적인 원칙과 시스템을 강조하는 그가 직원들에게 들려주는 일화. 씨티은행 지점장 시절 미국처럼 누구나 당좌수표(어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다음날부터 점포에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음은 연신 부도났고 금융사기와 연결되면서 매일 항의와 멱살잡이가 끊이지않았다.

급기야 금감원이 조사에 나섰고 벌금만 2억원 넘게 냈다. 하지만 씨티은행은 그를 징계하기는커녕 오히려 승진시켰다.

그는 “창의적인 소매금융 아이디어로 고객에게 다가서겠다는 원칙에는 아무 잘못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에게 원칙은 눈앞의 수익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9ㆍ11테러 당시 주가가 6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다소 포지션을 많이 가져갔던 파생상품에서 230억원의 손실이 났다.

보통의 펀드매니저라면 적당히 반등할 때를 기다려 손실을 다소 만회하고 팔았겠지만 도 사장은 곧바로 청산을 결정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정해둔 로스컷(손절매)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설사 다음날 주가와 관계없이 원칙대로 털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CEO의 결단이라는 것.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99년 증시 활황에 편승해 지점을 마구 늘릴 때 굿모닝은 오히려 6개 점포를 폐쇄했다.

점포를 늘리는 것보다 수익을 내고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점포가 중요하다는 원칙에서다. 그 결과 굿모닝은 98년 적자에서 99년 2,104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2002년 서비스와 고객ㆍ직원ㆍ주주 만족도에서 업계 선두그룹에 진입했다.

“국내 증시가 취약한 것은 투자자들이 수익을 낸 좋은 경험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국내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지고 투자자들이 저금리 시대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방식도 바뀐 만큼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입니다.”

여의도 증권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굿모닝타워 28층 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눈높이는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다.

■ 약력

▲1957년 대구 출생

▲1983년 경북고ㆍ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1985년 미국 듀크대 MBA 취득

▲1989년 씨티은행 영업총괄이사

▲1990년 씨티은행 마케팅,소매금융 담당이사

▲1995년 씨티코프 파이낸스&시큐리티즈(태국) 사장

▲1996년 씨티뱅크 태국 소매금융부문 사장

▲1998년 12월 쌍용투자증권 사장

▲1999년 5월 굿모닝증권 사장

▲2002 8월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김호섭기자 dream@hk.co.kr

사진=박서강기자

●굿모닝신한증권은

굿모닝증권.신한은행 결합…3년내 빅3 '야망'

굿모닝신한증권은 요즘 인력 재배치와 지점통폐합 등 구조조정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신한은행 고객 220만명과 신한카드 고객 250만명 등 신한금융 네트위크를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자본효율성과 수익성에서 최고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옛 쌍용투자증권과 신한증권이라는 스타일과 역사가 판이하게 다른 두 회사가 합쳐진 증권사다. 굿모닝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돌적이라면 신한은 다소 보수적이고 신중하다.

84년 설립된 쌍용투자증권은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증권업계 5위 안에 들 정도로 파워 있는 증권사였다.

하지만 IMF를 겪으면서 모기업인 쌍용과 함께 부실기업 지급보증문제 등으로 위기에 봉착했고 해외 매각되면서 굿모닝으로 바뀐 후 이번 합병을 통해 신한금융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두 회사의 합병은 은행-증권을 연계하려는 신한지주사의 속내와 안정성을 추구하는 굿모닝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논의가 시작된 지 한달 만에 성사됐다.

62년 설립 후 중소증권사를 벗어나지 못했던 신한증권으로서는 시장점유율 5.0%의 업계 6위 굿모닝을 삼켜 대형화와 내실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

하지만 최근 굿모닝증권 주가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6,617원에 미치지 못하면서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가 많아지고 회사의 비용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도 사장은 “우선 여유자금으로 충당하고 매수청구권이 많을 경우 콜자금이나 후순위채를 동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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