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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디노미네이션과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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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디노미네이션과 주가

입력
2002.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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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노미네이션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디노미네이션이란 통화의 호칭 단위 변경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1953년 2월 100원이 1환으로, 62년 6월 10환이 1원으로 디노미네이션 된 일이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디노미네이션(줄여서 디노미라고 부른다) 의지를 비친지가 30여년 가까이 되었지만 경기가 나쁠 때마다 한 번씩 얘기만 나오고 있다. G7 선진국 중에 달러당 환율이 세자리인 나라는 이탈리아와 일본 밖에 없다는 부끄러움이 우리와 비슷한 사정이다.디노미네이션이란 단순히 단위를 바꾸는 것이므로 경제학적으로는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심리적 효과는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하자면 주식 액면 분할과 같다. 주당 10만원짜리 주식을 10:1로 액면 분할을 하게 되면 주당 1만원이 맞다. 하지만 주당 1만 2,000원이 되어도 10만원이라는 인상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싸 보이는 것이다. 토지나 물건의 경우에는 이것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화폐가치로는 100분의 1이 되어도 땅값은 80분의 1로 절하가 끝날 수도 있다. 인플레 심리 확산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집이든 원료든 사재기가 발생하고 소비 심리 역시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

직접적 수요 창출 요인도 있다. 화폐를 새로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이나 주권, 채권 양식의 변경은 물론 그 동안 사용해 오던 문서들이 전부 달라진 화폐 단위를 사용해야 할 것이므로 인쇄업이나 잉크, 자동 판매기, 컴퓨터, 종이업종 등이 가장 먼저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견된다.

주식 시장에의 영향도 긍정적이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디노미네이션 설이 나올 때마다 주가를 올렸다. 1950년 이래 주식시장이 발달하고 경제가 선진국에 속하는 나라로서는 프랑스가 디노미네이션을 1958년 12월 실시한 선례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발표 일 년 전에 비교하여 발표 일년 뒤에는 주가가 50% 이상 올랐다. 물론 이 당시 프랑스의 디노미네이션은 화폐 평가 절하를 동반한 것이었으므로 수출 증가등의 요인들이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만, 크게 상승한 종목들이 인플레의 수혜주인 자산주였다고 한다. 디노미네이션. 경기가 나쁘거나 증시가 어려울 때마다 투자자를 한 번씩 들었다 놓는 <디노미 주가> 라는 애드벌룬이 될지 궁금할 뿐이다.

/제일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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