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 찾기, 야간 드라이브, 심야쇼핑...연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자 밤잠을 설친 시민들이 저마다 ‘열대야 피하기' 묘안을 짜내고 있다.
주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찜질방. ‘이열치열(以熱治熱)’ 피서를 즐기려는 이들로 밤새 북적이고 있다.
경기 분당에 사는 주부 박영인(朴榮仁ㆍ52)씨는 “하루 종일 더위에 지친 가족들과 함께 동네 찜질방에서 땀을 빼고 냉수목욕을 하고 돌아 왔더니 더운 줄도 모르고 푹 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종로구 H찜질방 직원 이모(52)씨는 “요즘은 아예 찜질방에서 자고 찬물로 샤워한 후 바로 출근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고속도로는 더위를 잊어 보려는 한밤 드라이브족으로 밤새 붐비고 있다.
인터넷 자동차 동호회 회원인 강재혁(康在爀ㆍ27)씨는 “회원 20여명이 함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대천해수욕장에 들러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고 돌아왔다”며 “창문을 열어 놓고 고속도로를 달리면 더위를 느낄 틈이 없다”고 말했다.
한낮 더위를 피해 밤에 움직이는 야행족들을 위해 일부 상점은 아예 영업시간을 늦췄다.
이화여대 앞의 미용실 원장 박모(42)씨는 “낮에는 손님들이 더위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퍼머, 염색 등을 꺼린다”며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했더니 오히려 낮보다 손님이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스포츠센터 등도 심야 수영 강습 등을 개설하고 있으며 강남역 C문고는 ‘독서삼매경’으로 더위를 잊으려는 시민들을 위해 오전 2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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