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산 다이어트 식품이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관련제품 시장은 여전히 호황이다.날씬함을 미의 기준으로 삼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위험(?)을 무릅쓰고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은 줄지 않을 것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또 다른 피해로 ‘거식증(拒食症)’이 있다. 10~20대 젊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병이다.
처음엔 살을 빼겠다고 식사량을 줄이지만 저체중 상태가 돼도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영양학적으로 심각한 이상을 초래해 무월경, 어지럼증, 저혈압, 빈혈, 부정맥 등이 나타나며 이중 약 10%가 목숨을 잃는다.
거식증은 선진국병이다. 미국의 한 보고에 의하면 여고생의 약 1~2%가 거식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다이어트를 시도해보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폭식으로 이어지는 ‘대식증’도 있다.
배가 너무 불러서 아프거나 누군가 말려야 식사가 끝난다. 그 다음 후회와 자책감이 밀려오면서 굶거나, 스스로 구토를 하거나, 설사약, 이뇨제를 먹거나, 지나칠 정도로 운동을 하는 부적절한 보상행동이 뒤따른다. 자
신의 의지로 먹는 행동을 그만둘 수는 없지만 야위고 싶은 마음 때문에 폭식과 거식을 반복하게 되어 10㎏정도의 체중변동이 수시로 일어난다. 대식증은 젊은 여성의 2~10%에서 나타난다.
TV나 잡지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늘씬한 몸매를 추구하는 욕구가 지나치면 이러한 마음의 병을 일으킬 수 있다.
환자들은 대개 자신감이 부족하고 완벽주의적이며 경직된 사고를 가진 경우다. 특히 한참 성장해야 할 청소년기에 주로 나타난다는 데에 이 병의 심각성이 있다.
이 시기엔 성장 속도가 개개인마다 다를 뿐 아니라 균형 있게 성장하지도 않으므로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체격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여자는 지방 조직의 증가가 두드러져 체중이 많이 늘어난다.
식사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선 ‘고위험군’을 일찍 찾아내야 한다.
몸무게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의도적으로 자주 식사를 거르는 청소년들을 찾아내 상담을 해주고 경우에 따라 전문가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운동으로 만들어진 탄력 있는 아름다움이 미인의 기준이 되는 사회 의식의 변화도 이 병을 예방하는 데 한 몫 하리라 본다.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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