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 피크닉/조 슈워츠 지음ㆍ이은경 옮김/바다출판사 발행ㆍ1만원화학 하면 골치 아픈 원소기호의 조합과 주기율표를 떠올리게 된다. 또 유독성 화학물질, 발암성 화학물질 등 부정적 의미의 형용사가 따라붙는 골치 아픈 학문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캐나다 화학자 조 슈워츠의 ‘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 피크닉’은 이러한 편견을 깨고 딱딱하고 이론적인 형태로만 존재한다고 생각되어온 화학이 사실은 우리 주변의 구체적인 삶 속에 녹아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내 독자를 화학의 세계로 이끄는 교양서다.
책에는 저자가 보고 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화학 정보와 잘못 알려진 화학 지식들을 유쾌하게 정리해주는 에피소드 67가지가 담겨 있다. 고양이 오줌 때문에 창고에 쌓아둔 석회가 수산화칼슘으로 변하면서 700도가 넘는 고열이 발생해 일어났던 화재를 소개하는 식이다.
클레오파트라, 소돔과 고모라, 악명높은 갱 존 딜링거의 탈옥 사건 등을 소재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진주의 성분이 칼슘이고, 칼슘이 이산화탄소와 반응하면 탄산칼슘으로 변해 굳어버리며, 요오드가 전분을 만나면 푸른색으로 변한다는 화학 지식을 알려준다.
책은 혐오 물질로 느껴지는 화합물이 사실은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도 소개한다. 극소량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는 보툴리눔 독소는 사시(斜視)를 치료하는데 사용되는가 하면 안면 주름살을 제거하는 데도 쓰이기도 한다. 또 속옷은 면보다 폴리에틸렌 섬유로 만든 것이 통기성이 좋아 건강에 좋다는 사실, 들장미 열매에서 추출해낸 천연 비타민C보다 연구실에서 포도당으로 만들어낸 비타민C가 훨씬 값싸지만 분자구조가 똑 같아 구별할 수 없다는 사실 등을 통해 ‘자연산이 인조품보다 낫다’는 일반인의 상식에 허를 찌른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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