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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력사건 빚은 북한산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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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력사건 빚은 북한산 공사

입력
2002.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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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관통도로 문제가 폭력사건으로 번지고 말았다. 25일 새벽 조계종 승려들의 농성장에 다른 승려들과 경비업체 직원들이 난입, 폭력을 휘두른 사건은 첨예한 대립사태에 기름을 더 부은 꼴이 됐다.법원이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사패산터널 구간과 교량구간 공사를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린 뒤에도 도로공사측은 결정에서 제외된 구간 공사를 강행해왔다. 그래서 법원의 결정은 새로운 파란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갖게 했는데, 폭력사태로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쇠파이프와 각목으로 승려와 신도를 폭행한 사람들 중에는 아르바이트대학생들이 끼어 있고, 4년 전 조계종 종권 분규과정에서 승적을 박탈당한 사람들도 있어 문제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사건의 주도자는 “터널공사를 저지한다는 미명 아래 승려들이 벌이는 불법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동원된 인물들로 미루어 배후가 있는 조직적 범행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농성중인 승려들을 폭행하고 끌어내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었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조계종은 “시공사측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폭력배들이 임시 사찰에 난입한 것은 엄연한 법난(法難)”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폭력은 조계종과 시민단체의 공사저지의지만 키워 주었다.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풍조는 불식돼야 한다.

배후를 규명하고 폭력 당사자들을 처벌하는 것은 경찰이 할 일이지만, 문제는 공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도로공사는 법원 결정의 취지를 잘 이해해야 한다. 공사중지 결정에 대한 대타협이 없는 한 공사 전체에 차질이 빚어지고 2006년 완공목표도 달성하기 어렵겠지만, 반대가 극심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무리다. 다른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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