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와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참교육’의길을 모색해온 교육 전문가 2명이 생생한 현장 경험을 소개하고 교육의 미래를 모색한 책이 나란히 나와 눈길을 모은다.‘세인고 사람들’(원동연 지음·김영사 발행·7,500원)은 열등생과 문제아들만 받아들여 3년 후 90%가 넘는 학생을 원하는대학의 학과에 진학시킨 대안 교육학교 세인고의 희망적인 교육 철학을 세인고 명예교장인 원동연(48) 한국종합과학연구원 원장이 소개한 책이다.
1999년 3월 9일 전북 완주군화산면 운산리 세인고 개교와 첫 번째 입학식이 치러지던 날. 중학교 성적이 최하위권에다 내면적인 상처로 학업이나 삶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아이들40명이 세인고를 찾는다. 책에는 저자가 개발한 ‘5차원 전면교육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커리큘럼에 따라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의숨겨진 재능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후 세인고에서수위를 자청해 학생을 지도하는 ‘수위교장’ 선생님, 골초가 되어버린 학생이 담배를 끊도록 땅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삼켜 버린 젊은 여교사, 한번도 남에게 무릎을 꿇어본 적이 없는 학생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학생 앞에서 무릎을 꿇은 교장 선생님, 단돈 20만원에 불과한 월급과 두메산골의열악한 학교를 선택한 교사들. 그들이 천방지축 학생들과 만나서 서로 싸우고 화해하면서 만들어낸 감동적인 교육현장이 소개된다.
‘사람살려 교육살려’(정유성 지음·한울 발행·1만 2,000원)는 교육개혁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유성(46) 서강대 교육학 교수가10여년 간 대안교육 운동을 통해 느낀 교육현장의 문제점과 대처 방안을 담은 책이다.
책은 저자가 둘러본 한국의 대안교육현장과 동독의 대안교육 학교에 대한 소개에서부터 대학시절 야학 교사 경험을 통해 깨달은 교육의 중요성, 달라진 교육환경에 따른 새로운 교육의 방향,왜곡된 한국 교육현실에 대한 단상 등을 여러 편의 짧은 에세이 속에 담고 있다.
미래의 교육은 작은 학교, 작은 현장에서누구도 따돌림 받거나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주인이 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문한다. ‘삐딱이 교육학자’ ‘언드그라운드 교육학자’임을자처하는 저자는 국민교육헌장을 패러디해 “우리는 명문대 입학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하는 ‘고교교육헌장’을 소개하면서 환골탈태와체질을 바꾸는 치료만이 죽어가는 교육을 되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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