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치개혁특위(위원장 박상천ㆍ朴相千 최고위원)가 26일 공청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개헌 공론화의 깃발을 들었다.당적에 상관없이 정치권의 개헌론자들은 이날 공청회장에 총집결해 깊은 관심을 보인 반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진영 등 민주당 주류측은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8ㆍ8 이후 개헌론을 매개로 한 정치권 재편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참석자들 중 가장 시선을 모은 사람은 이한동(李漢東) 전총리와 이인제(李仁濟) 의원. 무소속인 이 전총리가 총리 퇴임 후 특정 정당 행사에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를 주관했던 박 최고위원측은 "25일 이 전 총리측에서 먼저 참석 의사를 전해 와 의전적으로 배려했다"고 밝혔다.
이 전총리는 30여분간 청중석 맨 앞자리에 앉아 학자들의 주제발표 등을 경청한 뒤 나가면서 기자들에게 "개헌 공부를 하러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인제 의원도 그 동안 당 공식행사를 줄곧 외면해 왔으나 이날은 1시간여나 자리를 지켰다.
개헌론자인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최고위원과 내각제개헌이 당론인 자민련의 김학원(金學元)총무도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 중에서는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전날 저녁에야 박 최고위원의 부탁을 받고 참석해 격려사를 했을 뿐이었다.
박 최고위원은 주제발표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주장한 뒤 "이는 대통령 아들들 사건, 분열의 정치를 끝내라는 국민 요구에 대한 정치권의 대답"이라며 후보교체 등 '음모론'적 시각을 부정했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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