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샷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신기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노련한 프로들은 경기중 일부러 그린 주변 러프 보다는 벙커로 볼을 날리는 경우가 있다. 벙커 샷이 더 치기가 좋다는 것이다.1999년 타계한 미국의 전설적 골퍼 진 사라센은 골퍼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 샌드웨지가 그것이다. 그는 32년 브리티시오픈 우승 때 처음으로 이것을 만들어 사용했다.
당시 그는 9번 아이언 솔(바닥)에다 납을 붙여 각을 낮춰 샌드웨지로 썼다. 비행기 꼬리의 날개 부분에서 착상, 리딩 에지보다 뒷부분을 두껍게 해 모래에 닿아도 속으로 파고 들지 않고 모래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보통 그린 주변의 벙커에는 고무래가 몇 개씩 있다. 플레이어의 볼 자국과 발 자국을 고르는 데 쓰이는 것들이다. 골퍼들은 대개 연습스윙을 몇 번 한 뒤 바로 벙커로 내려간다. 하지만 성공적인 벙커 샷을 위해서는 고무래를 연습 도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먼저 벙커 턱에 고무래를 놓는다. 샌드웨지를 들고 적당한 크기의 백스윙으로 헤드의 밑부분이 고무래 자루에 맞도록 몸통을 크게 돌려 “탕 탕”소리가 나도록 쳐준다. 고무래 자루에 맞은 헤드는 반발력으로 아주 빠르게 튀어올라 가게 돼 저절로 벙커 샷, 즉 헤드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동료들에게 방해가 될 수도 있지만 한두 번 해보면 벙커샷에 대한 감이 생기게 된다. 이 경우 그날의 벙커샷은 걱정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나서 벙커로 내려서 샌드웨지로 볼의 2cm정도 뒷부분을 내려쳐 주기만 해도 샌드웨지가 자연스럽게 피니시 동작으로 이어지면서 볼과 모래를 벙커밖으로 쳐내게 된다.
벙커샷은 타킷까지의 거리를 두 배로 계산해 때리면 정확한 거리를 맞출 수 있다. 즉 벙커 안의 볼과 핀까지의 거리가 10㎙라면 20㎙를 보낼 수 있는 힘과 스윙 크기로 쳐 주면 볼 10㎙, 모래 10㎙가 날아가게 된다. 볼은 10㎙ 떨어져 있는 핀에 정확히 멈춘다. 볼의 2㎝ 뒤를 두 배의 힘으로 과감하게 쳐 주는 것이 바로 벙커샷의 요령이다.
/유응열 경인방송 골프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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