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맞서 저항운동을 전개한 승려 시인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ㆍ1879~1944)의 한시(漢詩)가 새롭게 발굴됐다.권영민(54) 서울대 교수가 ‘문학사상’ 8월호에 한용운이 1909년 5월부터 9월까지 일본에 체류하면서 발표한 한시 12편을 공개했다.
한용운은 일본 조동종(曹洞宗)이 운영하는 조동종대학(현 고마자와(驅澤)대학)에서 수학하면서, 조동종 청년 승려들이 주축이 되었던 화융회(和融會)가 1909년 6월에 발간한 기관지 ‘화융지(和融誌)’ 제 12권 6호에 한시 ‘思鄕(사향)’과 ‘山寺獨夜(산사독야)’ 2편을 발표했다.
잡지 말미에는 “우리 동문이 5월9일 한용운 군을 맞이하였다. 한용운 군은 한국 강원도 간성군 건봉사(乾鳳寺)의 도제”라고 소개했다.
한용운이 ‘화융지’ 편집실에서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한 것, 조동종대학에 오게 된 연유, 타국에 와서 느낀 감회를 손수 한시로 쓴 것을 싣는다는 것도 밝혔다.
이어 7월호에는 ‘春夢(춘몽)’, ‘失題(실제)’ 등 4편을, 8월호는 ‘思夜聽雨(사야청우)’ 등 3편, 9월호에는 ‘秋曉(추효)’ 등 3편을 실었다.
권교수는 “한용운 전집 제1권의 한시 부분에 이 작품의 일부가 실려 있지만, 출전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면서 “한시 작품이 씌어진 시기와 발표 지면 등이 새롭게 밝혀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지영기자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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