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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먼저 변해야 사회도 변화"/중견목사 100여명 참여 '포럼 오이쿠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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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먼저 변해야 사회도 변화"/중견목사 100여명 참여 '포럼 오이쿠메네'

입력
2002.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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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70~80년대, 원래 교회 일치를 의미하는 ‘에큐메니칼(ecumenical) 정신’은 사회와 교회는 하나라는 의미까지 더해지면서 교회의 사회 참여에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준 대표적 이념으로 자리잡았다.당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진보 인사들을 중심으로 최근 에큐메니칼 정신을 회복하고 교회 내부와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된다.

5월 발족한 ‘포럼 오이쿠메네(oikoumene)’가 그것으로 에큐메니칼 운동 2세대에 속하는 40~50대 중견 목사 100여 명이 참여해 최근 2회째 포럼을 열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포럼은 성해용(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 원장) 채수일(한국신학대 교수) 김영주(기독교대한감리회) 백종선(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류태선(예장통합) 목사, 성공회의 김근상 김광준 신부 등 70~80년대 KNCC에서 주로 일했던 활동가들이 주축을 이룬다.

또 교계의 다른 한 축인 보수 진영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소속 목사들도 참여하고 있어 교단을 초월한 목사 모임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땅, 전 세계’를 뜻하는 오이쿠메네는 에큐메니칼의 그리스어 어원. 포럼 오이쿠메네 참여자들은 과거 에큐메니칼 운동을 표방하면서 ‘사회 구원’에 역점을 뒀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제도화됨에 따라 교회 내부뿐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에서 포럼을 발족했다고 주장한다.

현재 8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 KNCC도 합의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어 교단 간 안배에 중점을 두다 보니 과거보다 진보적 색채가 옅어졌다는 것이다.

포럼은 KNCC와 달리 제도화, 공식화하지 않고 누구나 참여해 사회와 교회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으로 꾸려지고 있다.

30여명의 목사들은 매주 목요일 서울 성공회 대성당 내 희망터에 모여 한국사회와 교회의 현실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매월 셋째주 목요일에는 개신교계 인사를 초청해 정기 포럼을 연다. 또 인터넷에 카페(cafe.daum.net/oikoumene)도 개설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정치변동과 교회’라는 주제로 6월 열린 1회 포럼에서는 정치적 보수화, DJ 정권에 대한 기독교인의 대응, 지방선거 문제 등이 논의됐다.

‘교회와 부패’라는 주제로 18일 열린 2회 포럼에서는 교단장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부패 선거, 불투명한 교회 재정, 대형교회의 세습 풍조, 목사들의 타락한 성 윤리 등 교회 현실의 모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 자리에서 한종호(전 뉴스앤조이 편집장) 목사는 “교회 내부의 부패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교회가 사회를 향해 반부패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성해용 목사는 “교회가 성장 위주로만 가다 보니 외부에 부정적인 모습만 비춰지고 있다”면서 “사회가 변해야 교회도 변화할 수 있다는 과거 에큐메니칼 정신을 회복해 활발한 사회 참여 속에서 교회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자는 것이 포럼의 발족 취지”라고 말했다.

김영화기자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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