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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TV 대표된 이강국 前MBC PD "시청자 주치의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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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TV 대표된 이강국 前MBC PD "시청자 주치의 될것"

입력
2002.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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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MBC를 떠난다고 하니까 동료들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기존 지상파 방송에서 누리던 기득권 따위에는 관심 없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 세상에 제 손톱자국을 내볼까 합니다.”‘생명PD’로 잘 알려진 이강국(47) 전 MBC PD가 의료케이블채널인 메디TV의 사장이 됐다.

이 달 초 메디TV의 1대 주주인 박광민(44) 서울아산병원 외과 부교수가 사장 자리를 제의했을 때 그는 선뜻 받아들였다. “빵 중에서 가장 맛없는 빵이 ‘안전빵’”이라는 평소 소신 때문이었다.

“16년 동안 MBC에 있다 보니 점점 관리자로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6㎜카메라를 들고 병원을 헤집고 다닌 90년대 말이 그리웠죠. 새 생명의 탄생으로 숨가쁘게 돌아가는 병원 현장. 그곳에서 신나게 일하고 싶어 아예 의료채널로 옮긴 것입니다.”

그의 말대로 그는 병원에서 카메라를 들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 가장 신이 났었다. 1998년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실험정신상을 수상한 ‘신생아병동 25시’를 비롯해 ‘이웅평의 사선에서’ ‘생체 간이식의 현장’ ‘세상에서 제일 작은 아기’ 등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에는 새 생명에 대한 경건함과 함께 신나서 일하는 PD의 숨결이 그대로 배어있다. 박 교수도 이 프로그램들을 제작할 때 만났다.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세 달에 한 편을 만들던 제가 한 달에 10여 편을 제작하는 방송사를 책임져야 하니까요. 메디TV의 PD와 작가들에게 히딩크 식으로 요구합니다. 방송계의 멀티플레이어가 되라. 연예 오락물이 뒤덮은 지상파 방송과는 확실하게 다른 채널이 될 겁니다.”

그가 꿈꾸는 메디TV의 미래상은 언제 어디서든 시청자의 주치의가 돼 주는 방송. 의료현장만을 강제로 보여주는 채널이 아닌 시청자가 수시로 전화를 걸 수 있는 쌍방향 채널이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집에 아이가 아픈데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지 모릅니다. 그럴 때 메디TV 시청자센터로 전화를 하세요. ‘오늘은 맛있는 된장국을 드세요’라는 말보다 더 쉽게 의료정보를 드릴 겁니다. 물론 무료죠.”

의료계에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댈 자신도 있다. “의료인이 아니라 방송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의료계 비리와 문제점을 다룬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의사 30여 명이 설립한 메디TV에서는 가능합니다. 지금도 ‘이 문제점은 이 곳에서 취재해보라’는 의사 주주들의 조언이 이어집니다. 메디TV를 통해 제가 6년 동안 펼쳐온 ‘생명운동’을 반드시 완성할 겁니다.”

김관명기자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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