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 지리산 자락의 한 냉동공장에서 벙커C유가 다량 유출돼 임천강 인근 계곡과 하천을 오염시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사고 지점은 경남ㆍ산청 등 서부 경남 지역의 상수원 상류지역으로 피해가 우려된다.24일 전주지방환경관리청과 지리산생명연대 등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께 전북 남원시 인월면 상우리영우냉동식품의 6만ℓ짜리 기름 저장탱크에서 노후된밸브 고장으로 보일러용 벙커C유가 임천강 상류인 람천으로 대량 유출됐다. 이 사고로 6㎞ 떨어진 산내면까지 기름띠가 형성되는 등 기름이 순식간에 하류를 덮쳤다.
사고가 나자 지역주민, 실상사 스님, 환경단체 회원 등 300여명이 23일까지 산내면 등 집중오염지역에대한 오일펜스ㆍ흡착포 설치 등 제거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바위틈에 고인 기름찌꺼기 등이 상당부분 남아 있고, 최근 내린 비로 접근이 어려워 추가오염이 우려된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그러나 “사고 수시간 뒤 이미 급류를 탄 다량의 기름이 산내를 거쳐 경남 함양지역으로흘러내려갔다”며 “상수원 지역이 이미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산내면 인근에서 기름에 범벅된 물고기가 주민들에 의해 목격되는 등 지역 생태계 후유증도 클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이와 관련, “400ℓ가 유출됐다”고 밝히고 있지만 환경단체 등은 “훨씬 많다”고 주장하는 등 유출량에 대해 이견이 팽팽한 상태이다.
한편 이번 유출사고로 집중오염된 임천강 산내지역은 실상사 부근의 국립공원 접경지역으로 원앙, 수달등 희귀동식물이 사는 생태계보고이다.
전주환경관리청 관계자는 “토양복원 등 철저한 방제작업을 통해 생태계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아직까지는 상수원 피해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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