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2일로 예정된 총리 선거를 앞두고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가 거대 정당 후보들만을 TV토론회에 초청한 데 대해 자민당의 베스터벨레 총리 후보가 법원에 제소했으나 패소 판결을 받았다.이로써 공영방송사들은 8월25일과 9월8일 두 차례 열릴 TV토론회에 집권 여당 후보인 슈뢰더 총리(사민당)와 야당의 후보인 슈토이버 바이에른 주지사(기사당)만을 초청한다는 당초 방침을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주요 군소 정당인 자민당, 민사당, 녹색당은 공영방송사인 ARD와 ZDF가 거대 정당 후보들만을 TV토론회에 초청한 데 대해, 기본법에 명시된 평등의 원칙과 선거활동의 공정성 위배라며 그 동안 강한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런 가운데, 율사 출신인 자민당의 베스터벨레 총리 후보는 지난 달 방송사들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맡은 쾰른 행정법원은 판결문에서 “기본법에 총리 후보가 방송사 토론회 초청대상에 자신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또 헌법에 명시된 정당의 기회균등 법칙은 베스터벨레 총리 후보의 토론회 참석 문제와는 무관하며, 오히려 이 규정은 정당의 위상에 따라 방송시간 배정을 차별화하고자 하는 방송사의 입장에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베스터벨레 후보측은 법원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혀,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법적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방송사들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이번 결정이 방송의 정치적 중립에 더욱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자민당과 베스터벨레 총리 후보가 선거방송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자민당 베스터벨레 총리 후보의 이번 소송 제기는 총리선거를 앞두고 TV토론회 뿐만 아니라 향후 선거방송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탁재택 KBS방송문화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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