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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性범죄자 신상공개 다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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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性범죄자 신상공개 다시 논란

입력
2002.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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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공개문제가 또 뜨거운 논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법원이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이승희·李承姬)의 조치가 일부 위헌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는 데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3차 신상공개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29면■'이중처벌 금지 규정 위배'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한기택·韓騎澤 부장판사)는 24일 A씨가 "현행 청소년 성매매에 대한 신상공개 제도는 위헌"이라며 청소년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에서 "청소년성보호법제20조 제2항 1호와 제3,4,5항은 위헌소지가 있다"며 위헌제청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신상공개 제도는 형법상 명예형인 자격정지 등에 못지 않은 고통과 징벌의 효과가 있는 실직적인 형벌의 속성이 있다"며 "따라서 이미 형사처벌을 받은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이중처벌 금지를 규정한 헌법 제13조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제도는 행정청인 위원회를 처벌의 주체로 규정, 결과적으로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규정한 헌법 제12조와 제27조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과잉처벌도 아니다' 강행

위원회의 입장도 매우 강경하다. 위원회는 이날 법원 결정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9월 예정대로 3차 신상공개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중처벌' 논란과 관련, "이중처벌보다는 과잉처벌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청소년 성보호라는 대원칙과 성범죄자의 신상공개라는 수단이 과잉처벌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상공개는 형사처벌이 아닌 만큼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빼앗았다는 부분도 수긍할 수 없다"며 "이 제도에 관한 논란이 1차 공개 이후 계속돼 왔던데다가 헌재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675명에 대한 3차 신상공개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상공개 지지율이 높고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압도적인 만큼 헌재의 판단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여성계 '법논리 집착말라'

여성단체들은 법원이 지나치게 법논리를 내세워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우섭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사무처장은 "법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일 뿐인데도 법원이 좁은 법논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영희 한국여성단체연합 인권복지실장도 "법원이 법리보다 청소년들의 성보호라는 대의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옳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고계현(高桂鉉) 경실련 정책실장은 "신상공개에 대한 사회적 현실과 법 현실간의 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헌재의 판단이 논란해소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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