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崔承喜ㆍ1912~?) 연구의 권위자인 정병호(鄭昞浩ㆍ75) 중앙대 명예교수가 평생 모은 최승희 사진 140여점을 최근 광주시 미술관에 기증했다.정 교수는 “최승희는 친일경력과 월북 등 어두운 면이 있지만 식민지 시절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래고 희망을 심어준 민족의 꽃이었다”면서 “유럽 미국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선구자이기도 한 그의 삶과 춤 세계에 더 많은 이들이 관심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광주시미술관을 택한 것은 미술관 명예관장인 재일동포 사업가 하정웅(河正雄ㆍ63)씨와의 친분 때문이다.
그는 “하씨의 주선으로 일본에서 여러 차례 최승희에 관한 강연을 했다”면서 “그가 미술관에 추가로 작품을 기증하면서 최승희 사진도 같이 기증하자고 제안해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기증된 사진 중에는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의 공연 사진과 최승희가 친구였던 손기정(孫基禎)옹과 함께 찍은 사진, 최승희의 팬이었던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중국 총리가 공연을 지켜보는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이 포함돼 있다.
광주시미술관은 내달 1일부터 두 달간 ‘최승희 사진 특별전’을 연 뒤 새로 꾸며질 ‘하정웅 컬렉션’에 최승희 사진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사진전 개막일에는 정 교수의 강연회와 최승희가 주연한 북한 영화 ‘사도성 이야기’ 상영회도 열린다.
이희정기자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