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수보다 경기장 많아…활용위해 파격 임대를미국에는 연간 1달러의 임대료만 받고 30년씩 장기간 임대해주는 경기장이 더러 있다. 시설을 소유하고 있는 자치단체나 산하 스포츠위원회는 프로구단이 안정적으로 사용해주기를 원하며 이런 조건을 제시한다.
이들은 프로구단 유치를 위해 임대료만 파격적으로 깎아 주는 게 아니라 연고지를 옮겨오는 구단에게 현금지원을 약속하기도 한다. 전천후나 다용도로 설계되지 않은 이상 특정경기장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데 한계가 따른다는 점이 프로구단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경기장이 프로구단 수보다 월등히 많다는데 있다. 연간 임대료 1달러의 파격적인 임대조건이 제시되는 까닭도 한정된 프로구단을 유치하려는 자치단체간 경쟁의 산물이다.
‘프랜차이즈 게임’으로 불리는 자치단체와 구단간의 밀고 당기는 시소게임이 국내에도 열릴 것 같다. 새로 지은 10개 월드컵축구장 때문이다. 국내 프로축구단은 10개인 반면 경기장은 기존의 것을 포함, 20개 이상으로 늘었다.
프로구단 유치로 경기장 활용도를 높이려는 자치단체가 있다면 임대료 인하경쟁은 필연적이다. 놀리는 것보다는 단 며칠이라도 쓸만한 사람이 싸게 쓸 수 있게 해주는 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또 단순히 경기장 사용일수를 늘리겠다고 세계 최고급 축구장을 동네 축구팀에 임대해줄 수는 없는 일이다. 연간 수 십억원씩 적자를 보고있는 프로축구단 입장에서도 경기장이 넘쳐나는데 비싼 임대료를 선뜻 낼 리 만무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국내 프로축구에서 곧 한국식 프랜차이즈 게임이 펼쳐질 것 같다. 다만 이 게임이 성립되려면 몇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프로축구는 이 요건도 전부 충족하고 있다.
많은 팬이 기본이고 구단이 경기장수보다 적을 것, 지역주민 즉 경기장 건설비용을 이미 댄 납세자들이 프로구단의 유치를 원할 것 등이다. 이로 볼 때 한국식 프랜차이즈 게임의 전개양상도 미국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자세가 될 수밖에 없는 월드컵경기장 소유 자치단체와 프로구단이 벌일 프랜차이즈 게임 협상테이블에서 어떻게 윈-윈 결과를 도출할지 기대된다.
/정희윤ㆍ㈜케이보스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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