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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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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 내정자

입력
2002.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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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성공회의 수장인 조지 캐리(66) 캔터베리 대주교의 후임자로 결정된 로완 윌리엄스(52) 웨일즈 대주교에게 세계 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23일 그를 10월에 임기가 끝나는 캐리 대주교 후임으로 지명, 엘리자베스 여왕의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캔터베리 대주교는 전세계 7,000여만 명의 성공회 교도들의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하는 상징적인 자리다. 하지만 윌리엄스 대주교가 주목을 끄는 것은 지위의 성격 때문이 아니라 그의 급진주의적인 성향 때문이다.

윌리엄스 대주교는 신문 기고 등을 통해 세속의 논쟁에 과감히 뛰어들어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로 유명하다. 1월에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난해 미국 정부를 당혹케 했다.

12일엔 또다시 “이라크에 대한 미국 등 강대국들의 어떤 공격에도 반대한다”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독재자나 테러범들의 위험을 제거하는 방법은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 뿐”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캔터베리 대주교 임명이 결정된 23일 그는 더 타임스의 기고문에서 물질 문명에 의한 어린이들의 타락과 조기 성개방 풍조를 비판하면서 미국 디즈니사와 컴퓨터 게임을 비난 대상 1순위로 지목하기도 했다. 교회와 국가의 점진적인 분리를 주장하는 것도 보수ㆍ전통주의자들의 기대를 뒤엎는 파격적인 주장이다.

성공회측은 윌리엄스 대주교가 캐리 현 대주교가 시작한 교계 내 인권 문제 등의 개혁을 무난히 완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4년 캐리 대주교가 최초로 여성 사제를 서품, 보수파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는 등 잇따른 논쟁과 갈등으로 성공회가 분열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까지 나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성 사제 서품은 물론 동성애자 교도의 권익 옹호에도 앞장서 온 윌리엄스 대주교는 “모든 인류의 존엄성과 정의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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