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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맨'들만 판치는 시트콤…유쾌한 극적반전 대신 망가지는 연기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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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맨'들만 판치는 시트콤…유쾌한 극적반전 대신 망가지는 연기 '쓴웃음'

입력
2002.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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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세씨, 너무 망가지는 것 아녜요? ‘허준’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너무 다르네요.”(네티즌 유호석ㆍSBS ‘대박가족’)“억지 웃음 짓지 않게 했음 좋겠어요. 전부 오버 연기의 극치이고. 가볍게 웃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군요.”(네티즌 남순덕ㆍMBC ‘연인들’)

현재 방송중인 시트콤은 MBC ‘논스톱3’, SBS ‘여고시절’ 등 6개, 출연 배우는 80여 명이다.

그러나 등장인물 유형은 셋 중 하나다. 오버 맨 아니면 왈가닥이거나 푼수. 동물원 수의사(KBS2 ‘동물원 사람들’)도 그렇고, 수상안전요원(SBS ‘오렌지’)도 그렇다.

직업과 신분과 나이에 상관없다. 요즘 시트콤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에게는 불문율이 하나 있는 듯 하다. ‘무조건 망가져라!’

SBS 일일시트콤 ‘대박가족’(연출 이용석 이은선)의 22일 방송분.

극중 아내 심혜진과 별거중인 김병세가 재결합을 위해 가정상담소를 찾았다. 멀쩡하게 생긴 그가 상담소장 앞에서 갑자기 만화영화 ‘캔디’의 주제곡 ‘괴로워도 슬퍼도~’를 부른다.

그러더니 “나는 캔디같은 아내에게 해준 게 없다”고 말하며 엉엉 운다. ‘엉엉’이라는 소리를 정확히 내는 그의 연기는 과장의 극치.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한 중견연기자 임동진도 어색한 오버액션은 마찬가지.

한동안 시도때도 없이 “어설퍼”를 외치던 그가 이날은 아내 선우용녀가 어깨를 탁 치자 “어휴, 왜 자꾸 때려?”라는 어린애의 신경질적인 말투를 그대로 흉내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극중 아내 선우용녀의 유행어 “몰라 몰라 몰라”도 이제는 지겹다.

MBC 성인시트콤 ‘연인들’(연출 송창의 김현철)에서 연기자들이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시도 때도 없이 넘어지는 것은 기본.

15일 방송에서는 배우들의 말투가 거슬렸다. 사채업자의 딸로 나온 김선정은 “말 까세요” “제 별명은 똥싸개” “오줌 마려 싸서 이만” “이년아, 전화 끊어” 등 망발을 내뱉었다.

술집 사장으로 나오는 박상면은 “난 얘만 보면 빡 돌아”라는 비속어를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이밖에 중견 연기자 김지영은 SBS ‘여고시절’에서 사위만 보면 잔소리를 늘어놓는 푼수 할머니로, 김현주는 KBS2 ‘동물원 사람들’에서 남편의 출세를 위해 언제나 호들갑을 떠는 오버 걸로 출연중이다.

SBS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표독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던 한은정은 SBS ‘오렌지’에서 툭하면 신발을 내던지고 길바닥에 주저앉는 못 말리는 처녀로 나온다.

그럼 무조건 망가진다고 웃기는 시트콤 연기가 되는 걸까.

MBC 월화드라마 ‘고백’의 한 중견연기자는 “요즘 선후배 가릴 것 없이 시트콤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마저 든다” 며 “유쾌한 극적 반전이나 뒤통수를 탁 치는 절묘한 대사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연기자들의 오버 연기로만 시트콤을 꾸려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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