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 광명에서 만난 주민들은 8ㆍ8 재보선에 출마한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 민주당 남궁진(南宮鎭) 후보에 대해 저마다 인물평을 내놓을 만큼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러한 관심이 실제 투표로 이어지기는 힘들어 보였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철산역에서 아내와 함께 출근길을 서두르던 회사원 김모(31ㆍ철산주공7단지)씨는 "볼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투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철산역에서 만난 다른 20, 30대 젊은 직장인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투표를 하면 바뀌나"라고 반문했다. 두 후보 측도 투표율이 35%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일반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조직표와 고정표 동원으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지지 후보를 밝힌 주민 중에는 전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경우가 다소 많았다. 중앙시장 앞 S영어학원 버스 운전기사 3명은 "두 후보 모두 광명 발전에 힘을 쏟은 분"이라면서도 "요즘 상황에 민주당 후보는 아무래도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패정권 심판론'의 영향이 남궁 후보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듯 했다.
한나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철산3동의 한 주민은 "거리의 가로등만 봐도 전 후보의 '빗자루 시장' 시절이 생각난다"며 전 후보에게 호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선거구 통합전인 15대 총선 당시 남궁 후보가 당선됐던 옛 광명을 지역은 남궁 후보 지지세가 여전했다. 광명7동 중앙하이츠아파트 앞에서 만난 50대 주부는 주변 사람들에게 "남궁 후보가 일을 많이 했다"며 즉석 선거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광명시청 인근 새마을시장 상인 신모(47)씨는 "장관까지 하신 분이니 우리 지역을 위해 더 큰 일을 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그래서인지 주민들은 두 후보간 지지율이 크게 벌어진 일부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전 후보 우세 속의 막판 접전을 예상했다. 광명역 인근 음식점 주인 박모(54)씨는 몇 천 표 차로 승부가 갈린 2000년 16대 총선과 지난달 지방선거를 예로 들며 "광명에서는 특정 당에 몰표나 연승을 준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두 후보 측도 "인물을 보고 투표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지역 특성을 설명했다.
이밖에 전 후보는 여성이라는 점이, 남궁 후보는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월드컵을 치렀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전체 주민의 33% 안팎에 달하는 충청권 출신 유권자들의 향배도 관심을 끌고 있다.
광명=안준현기자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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