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주택 공습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특히 사망자 15명 가운데 9명이 어린이로 밝혀지면서 아랍권과 이란은 물론 유엔과 유럽연합(EU),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미국까지 나서 이스라엘의 행동을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공격 목표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도자 살라 셰하데의 집이었을 뿐 민간인 피해는 정보 판단 착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측은 이번 폭격을 민간인 학살로 규정,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뜻을 분명히 했다.
가자 시티에서는 23일 팔레스타인인 수만 명이 희생자 추모 집회를 열고 이스라엘을 성토했다. 유족들은 생후 2개월 된 아기의 시신을 치켜들고 흐느낌 속에 행진했으며 일부는 허공에 총을 쏘며 복수를 다짐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의 공격은 역겹고 추한 학살 범죄”라고 비난했다. 하마스와 지하드 등 무장단체들은 보복을 다짐했다. 하마스는 이날 밤 로켓 3발을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에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24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 활동 중인 모든 요원들에게 “이스라엘을 피바다로 만들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팔레스타인 일각에서는 이번 폭격이 하마스 등이 자폭테러를 중단하는 등 조건부 휴전에 나서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아랍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25일 오전(한국시간) 중동 유혈사태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고 유엔 관리들이 밝혔다.
아랍연맹 22개 회원국 대표들도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외무장관 알 파이잘 왕자는 “우리는 범죄행위에 대해 가혹한 처벌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은 민간인 살상을 피해야 한다는 법적, 도덕적 책임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 담당 집행위원장은 “인구 밀집지역을 목표로 초법적인 살인행위를 자행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성토했다.
미국도 이례적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서툴고 비정한 행동이었으며 결코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공격은 무고한 생명이 희생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서도 특정 지점을 고의로 공격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아랍권 언론들은 부시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이 이 같은 참극을 불러왔다고 비난했다.
이번 공습을 승인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민간인 피해는 유감이라면서도 “작전 자체는 극히 성공적이었다”고 군을 칭찬했다. 비냐민 엘리저 국방장관은 “우리는 공격 지점 근처에 민간인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가자 시티ㆍ워싱턴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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