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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기 민족문제硏 이사장 "일제 앞잡이 추앙받는 세태에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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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기 민족문제硏 이사장 "일제 앞잡이 추앙받는 세태에 허탈"

입력
2002.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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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앞잡이와 후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데 기념행사는 열어서 뭐해.”1945년 7월 24일은 항일무장투쟁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부민관 폭파 의거일. 열혈 청년이던 조문기(趙文紀ㆍ75)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이 부민관(현 서울시의회 건물)에 시한폭탄을 터뜨려 ‘아세아민족 분격대회’에 참석중이던 친일 부역자 30여명을 사상케 했다.

그렇지만 조 이사장은 부민관 폭파의거 기념행사를 한번도 가진 적이 없고 올해 57주년 기념행사도 열지 않는다.

그는 “독립유공자는 가난을 대물림하고 일제 앞잡이는 추앙받는 세태를 보니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과 함께 거사에 참여했던 유만수씨는 병마에 시달리다 75년 사망했고, 강윤국(76)씨는 경기 수원시의 단칸방에서 폐절개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조 이사장 자신도 82년에야 독립유공자로 지정됐고 경기 수원시의 13평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부민관 폭파의거 당일에 대회를 개최한 부역자 박춘근(1975년 사망 추정)의 고향 경남 밀양에 공덕비가 세워져 있는 것을 최근 알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해방 다음날 서울 동대문 근처의 박춘근 저택에 찾아갔더니 그가 무릎꿇고 나에게 빌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독립유공자를 제대로 발굴해내지 못하는 마당에 친일행적이 공덕비로 기려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출간 예정으로 현재 집필중인 회고록에는 조 이사장이 의거 당일에 도피해 있지 않고 건너편 현재의 서울시청 자리에서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당시 신문은 의거를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등 알려지지 않은 내용도 적잖이 들어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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