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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P '인간개발 보고서'발표 / "G8·안보리 非민주적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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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P '인간개발 보고서'발표 / "G8·안보리 非민주적 운영"

입력
2002.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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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이라고 자처하는 국가들로 구성된 선진8개국그룹(G8)이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등이 오히려 비민주적 관행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유엔이 비판했다.유엔은 또 1980년대와 90년대 세계적인 민주화 운동의 퇴조로 전반적인 인간 개발 수준도 정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24일 발표하는 연례 ‘인간개발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의 민주화 진척도를 진단하면서 “민주적 참여는 인간 개발을 위한 수단일 뿐 아니라 그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분화된 세계에서의 민주주의 심화’라는 제목의 300쪽 짜리 보고서는 일부 부국들이 실질 권한을 쥐고 있는 여러 국제 기구들과 심지어 유엔까지도 민주적 원칙의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그 예로 전형적인 비민주 관행인 유엔안보리의 거부권 행사나 부국 간 담합에 의해 결정되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의 대표선출 과정, 세계무역기구(WTO) 내에서 원칙을 뒤엎고 빈발하는 불공정 사례, 막강한 힘을 가진 G8의 비회원국 완전 소외 등을 지적하며 이들 기구 및 그룹이 비민주적 요소를 개혁하고 개발도상국의 참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DP는 민주주의에 대해 “경제성장을 위해 어떤 체제가 가장 적합한지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적어도 민주주의 체제는 시민들의 분출하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체제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190개 이상 국가 가운데 현재 표현의 자유와 독립적인 사법기관 등 기본적인 의미의 인권이 존중되는 민주국가는 82개국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20세기 말까지 민주주의 체제를 도입한 80개국 가운데 47개국만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뤘으며 파키스탄처럼 군부정권이 들어서거나 짐바브웨같이 무늬만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많은 나라들은 오히려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으로 지적됐다.

평균 기대수명, 일인당 소득, 교육수준 등으로 평가하는 인간개발 지수에서 바닥권을 헤매는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 24개 국가 가운데 13개국에서는 89년 이후 군대가 정치에 개입했다.

남미와 옛 소련 연방 국가들 상당수가 일시적으로 민주주의를 맛본 뒤 지금은 실력자나 권위주의 정권의 통치 아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마크 브라운 UNDP 행정관은 “지금도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국민이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진정한 민주주의에서 국가의 우선순위는 가난 퇴치와 기본적인 보건ㆍ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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