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1시간 파행 '사과'로 정상화/이규택 '빨치산'발언 파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1시간 파행 '사과'로 정상화/이규택 '빨치산'발언 파문

입력
2002.07.24 00:00
0 0

국회는 23일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의 '빨치산 집단'발언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치로 11시간 가까이 파행한 끝에 밤 8시50분께 가까스로 정상화해 심야 회의로 진행됐다.그러나 두 당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장관들의 답변을 모두 서면으로 대체하기로 담합한 뒤 밤 10시40분께 의원들의 질문만 듣고 본회의를 끝냈다. "본업은 제쳐둔 채 정쟁으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체면 치레만 했다"는 빈축이 두 당에서도 쏟아져 나왔다.

두 당의 대치는 한나라당 이 총무가 오후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용어의 선택과 발음의 잘못으로 민주당이 국회에 불참해 본회의가 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한다"고 말해 겨우 수습됐다. 이 총무의 돌출발언으로 두 당이 강경 대치할 때만해도 대정부 질문이 이날 중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두 당은 오후 들어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와 이 총무의 공식 사과로 의외로 쉽게 절충점을 찾아 파행의 장기화를 피할 수 있었다. 한나라당은 이 총무의 '막말'이 국회 파행의 원인이 된 점에, 민주당은 본회의 보이콧 자체에 각각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국회가 정상화하기 까지는 여러차례의 양당 수석부총무 회담이 필요했다. 민주당은 당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사과와 이 총무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오후 들어 "당 공식기구를 통한 대표 등 당 차원의 공식 사과"로 양보했다. 이 총무는 한때 "발언의 당사자이자 원내대표 의원인 총무가 사과하면 된다"며 서 대표 사과를 거부했지만, 서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자존심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사과 용의를 밝히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서 대표는 오후 6시께 당3역 회의를 일부러 열어 "이 총무의 '파티전'(partisan) 발언이 '빨치산'으로 와전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하며, 국회 파행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고, 양당 총무는 본회의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에 앞서 이 총무는 이날 아침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시종일관 우리당 후보를 흠집 내고 흑색 선전하는 빨치산 집단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발언, 분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민주당은 즉각 긴급 의원 총회를 소집, 한나라당을 향해 '정치파괴 집단' '용공 조작'등의 비난을 쏟아 냈다. 한화갑 대표는 의총에서 "이후보 5대 의혹사건을 흑색선전이라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이 이런 발언까지 하니 무정부 사태를 방불케 한다"고 성토했다. 송영길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정부 질문을 마친 뒤 조폭 두목에게 하듯 이후보에게 인사한다"며 이 후보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한때 "민주당이 의도적으로 국회를 파행시키려 한다"고 버텼지만 오후의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양보'쪽으로 방향을 바꿔 잡았다.

안준현기자 고주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