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등 미국 경제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비상이 걸렸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미국 경제불안이 국내에 미칠 악영향에 대비해 제품 차별화,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 유로화 등 비(非)달러화 결제 확대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은 일단 원ㆍ달러 환율을 1,150원으로 예상하고 올해 경영계획을 세웠으나 최악의 경우 1,000원선 까지 내려가도 버틸 수 있는 체제를 갖춘다는 방침.
삼성전자 김광태 상무는 “원화가 100원 절상될 때마다 1조2,500억원의 매출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유로화 결제를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내핍경영을 통해 대외여건 악화에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는 미국 경제불안이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수출전선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달러화의 지속적인 약세에도 버틸 수 있는 제품 차별화(고부가가치 상품)와 원가경쟁력 확보, 유로화 결제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LG전자의 하반기 수출액은 40억달러 수준으로 이중 5억달러 정도가 환율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환율이 1원 하락할 경우 연간 2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LG전자의 경우 하반기 설비투자를 늘리지는 않되 핵심 경쟁력 확보와 신사업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올해 800억∼1,000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대차는 경영계획상 원ㆍ달러 환율 마지노선을 기존 1,150원에서 1,140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일단 미국 경제불안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지난 해 5위에서 올해 4위로 올라서는 등 성장세를 지속함에 따라 북미시장에서는 EF쏘나타, 그랜저XG, 싼타페 등 고수익 차종 판매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또 유럽 등 비달러화 시장의 확대를 위해 광고물량을 늘리고 스포츠 마케팅 활동에도 나서는 등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통해 이 지역의 수출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행 7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달러 결제를 10~20% 줄이고 대신 유로화나 현지화 결제를 늘리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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