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도 체질대로 한다.24일 밤9시50분 첫 방영하는 KBS2 TV 특별기획 ‘태양인 이제마’(극본 김항명, 연출 고영탁)는 사상의학을 체계화한 동무(東武) 이제마(1837~1900)의 삶을 그리는 드라마.
제2의 ‘허준’을 꿈꾸며, 사상의학에 근거해 시청자에게 의학상식을 전달한다.
보다 설득력있는 연기를 위해 출연진에 대해서도 체질별 처방을 했다. 타이틀롤인 이제마(최수종)의 생애에 등장하는 두 여인, 운영과 설이 역을 맡은 유호정과 김유미.
원작소설 ‘예언’의 작가인 한의사 최형주씨에 따르면 “배역의 체질과 실제 체질이 딱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 태음 소양 소음 네 체질이 외모와 성격에서 구분되기 때문에 배역과 배우의 체질이 일치하도록 캐스팅에 역점을 둔 결과이다.
이제마를 의술의 길로 이끌고 적극적으로 다가가 결혼까지 하는 운영은 소양인이다.
활동적인 성격으로 바깥 일에 치중하는 성격답게 당시에는 드물게 아버지 구자인의 한의원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그려진다.
유호정 역시 성격이나 외모 모두 소양인의 특성을 지녔다.
그녀는 “소음인인 줄 알고 있었는데, 소양인이더라”며 “의리가 강한 성격에 하체보다는 상체가 발달한 점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김유미가 맡은 설이는 연약하면서도 이제마를 위해 희생하며 평생을 살아가는 여인.
차분하고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많이 타며, 자기 주장을 잘 내세우지 못하는 소음인 특유의 성격 때문에 이제마와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짝사랑하는 역할만 하다가 처음으로 사랑을 받는 역할을 맡았다”는 김유미는 상체보다는 하체가 발달한 편이지만 대체로 골격이 고르고 얼굴이 갸름한 미인형이 많은 소음인으로 분류된다.
주인공 이제마는 같은 체질의 연기자를 찾지 못했다. 1만 명 중 한 명 꼴로 보기 드문 태양인이기 때문.
연기자 가운데서는 태양인이 없어 소양인 최수종이 맡았다.
최수종은 “태양인은 머리가 크고 가슴 등 상체가 발달하고 털이 많이 나는 체질이다. 화면상으로는 둔해보이는 외모”라면서 “모습을 따라 할 수는 없지만,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행동으로 태양인을 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제마와 한 스승 밑에서 의학을 갈고 닦으면서 의술과 운영을 두고 경쟁관계에 놓이는 한상욱은 몸집이 비대하고 속을 알 수 없는 태음인.
이 역시 연기자들 중에는 드물어 소양인인 오대규가 맡았다.
배역에 맞는 체질의 배우 고르기는 드라마를 통해 쏟아낼 사상의학에 연기자들이 몰입하고, 시청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전략.
이런 정성까지 들인 만큼 ‘태양인 이제마’가 생활에 유용한 의학정보를 보다 쉽고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를 기대해 본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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