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악몽이 국내 증권시장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웠다.정부의 시장안정대책이 투매심리를 다소 잠재웠지만,투자자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실적호전 등 내부체력이 견조한 마늠 외부악재에 과민반응하기 보다는 침착하게 반등시기를 기다리는 자세를 가지라고 조언한다."증시의 최대 재료는 낙폭과대이며,시장은 절망을 먹고 산다"는 격언을 되씹어보라는 것이다.■미국시장 바닥확인 필요
우선 "미국 시장이 추가 하락할 경우 서울 증시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긴 어렵지만,700선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시장의 수급상황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다 기업실적 호전이라는 지지대가 형성돼있기 때문이다.또 미국 시장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공격적인 매도를 제하고 있는 것도 위안이다.
삼성투신운용 김영준 주식운용팀장은 "미국과 국내 증시가 동반 추락하고 있지만,그 성격은 다르다고 봐야 한다"면서 "우리 시장은 버블이 터진 후 봉합되는 단계이고,뉴욕시장은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등 버블이 터지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이 바닥권만 확인하면 개선된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차별화 장세를 열어갈 수있다는 분석이다.미래에셋자산운용 선경래 본부장도 "주가가 크게 올라갈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없다"면서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어 700선을 지켜나갈 것으로본다"고 전망했다.하지만 금융시장의 불이 실물 쪽으로 옮겨 붙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현재 시장을 지배하는 불안정한 투자심리가 조기에 반전되지 않으면 '펀더멘털(기본체력)'보다 '멘털(심리)'이 주가를 좌우하는 공황적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그러나 시장이 어느 쪽으로 가든 연내 1,000선 돌파와 같은 장미빛 전망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대우증권 황준현 연구원은 "뉴욕증시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 또한 커지고 있다"면서 "뚜렷한 재료와 매수 주체가 부각되기 전까지 눈높이를 춘 투자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할때
전문가들은 당분가 보유주식은 갖고있되 현금 투입은 뉴욕증시의 바닥확인을 지켜본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LG투자 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750선 밑으로 주저앉으면서 박스권이 깨진 이상 손절매하기엔 이미 때가 늦었다"면서 "기업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미 증시의 추가하락이 멈출때까지 흐름을 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현금 비중이 큰 투자자들은 중장기적으로 낙폭과대 업종대표주나 경기 방어적인 내수주에 관심을 가질 떄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교보증권 김정표 책임연구원은 "장세가 안정될 떄까지는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보수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면서도 "중장기 투자자라면 제일제당,동국제강,조광피혁,대한항공 등 환율하락 수혜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동원증권 김세중 책임연구원은 "직접 투자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고 채권 비중이 큰 혼합형 간접상품에 돈을 넣는 것도 리스크를 피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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