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犬公 모습서 시대와 나를 발견/갤러리 사비나 '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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犬公 모습서 시대와 나를 발견/갤러리 사비나 '개'전

입력
2002.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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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기발한 착상의 기획전으로 화제를 모은 갤러리 사비나가 이번에는 ‘개’ 전을 준비했다.복(伏)날이 이어지는 여름철, 전시장에 입장이 허용된 애견과 함께 들어가 유쾌하게 더위를 잊어보는 것도 좋겠다.

31명의 작가들이 출품한 회화 판화 조각 설치 사진 50여 점이 전시장 3개 층을 채우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개가 지닌 특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포착한 ‘본성으로서의 개’, 시대 상황과 세태를 예리하게 드러내는 매체로 개를 표현한 ‘풍자, 상징으로서의 개’, 작가 자신의 정체성을 개를 통해 나타낸 ‘자아 투영으로서의 개’ 등 3개의 소주제로 작품들은 분류된다.

나무에 개를 잡은 올가미를 걸어놓고 복날의 포만감을 만끽하고 있는 남녀들 뒤로 그들을 노려보는 개를 그려넣은 최석운의 ‘복날’은 웃음과 씁쓸함을 함께 자아낸다.

김 식은 ‘정치 싸움꾼=투견’이란 그림에서 자신의 이권을 위해 싸움을 일삼는 정치인의 행태를 오로지 싸움만을 위하여 길들여진 투견으로 풍자한다.

조은영은 ‘4강, 8강, 16강’이란 그림에서 월드컵에 열광하는 붉은 악마 대신 4마리, 8마리, 16마리 개들의 뒷모습을 그려넣었다.

서양화가 황주리는 자신의 실제 애견인 불독 베티를 모델로 안경 쓴 개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을 출품했다.

즐거운 상상력을 한껏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다. 입장료 성인 1,000원 초등학생 이하 500원.

한편 1996년 개관 이후 잇달아 참신한 기획으로 미술과 대중의 거리 좁히기에 힘써온 갤러리 사비나는 전시공간과 수장고, 소장품, 연구실 등의 요건을 갖추고 미술관으로 등록했다.

상업 화랑이 미술관으로 전환환 드문 경우이다. 최근 서울 인사동에서 안국동으로 이전한 갤러리 사비나는 기존 기획전시를 마무리한 뒤 2003년부터 중반부터 미술관으로 거듭나게 된다.

(02)736-4370

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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