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해양의 염분 정도, 그리고 엘니뇨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이 세 가지 단어가 최근 해양기후학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준비 중인 아쿠아리스 위성 때문이다.
■인공 위성의 역할
NASA는 최근 지구과학 소위성 탐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억 7,500만 달러를 투입, 아쿠아리스 위성을 2007년까지 발사하기로 했다.
이 위성은 8일에 한 번씩 지구를 돌며 지구 전체 해양의 해수면 염분 농도 지도를 작성하게 된다.
연구진은 지구 전체 해양의 염분지도를 파악하게 되면 엘니뇨와 같은 이상기후현상 예측이 쉬워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쿠아리스 위성은 해양의 움직임과 기후 변화에 물 순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에 투입된다.
발사 후 2개월 정도가 지나면 지금까지 125년간 선박 및 부이를 이용해서 얻었던 해수면 염분 측정 데이터와 맞먹는 양의 데이터를 축적하게 된다.
NASA 연구 자료에 따려면 새로운 인공위성을 통해 지금까지 관측하지 못했던 해양의 25% 부분에 대한 측정 데이터를 처음으로 얻게 된다는 것이다.
■염분 지도의 필요성
NASA 산하 고다드 비행센터 체스터 코블린스키 박사는 “대기와 물 사이의 순환작용 중 80% 이상이 해양에서 일어나는데 이 현상은 기상 및 기후 예측에 아주 중요하지만 그 이해 정도는 낮았다”고 지적했다.
해수면의 염분 농도는 대기와 해양 사이의 증발 현상과 강우량, 강물과 같은 담수의 유입 정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염분이 높은 물은 무거워 아래로 가라앉는 반면 담수는 가벼워 수면(물의 표면)에서 흐른다.
강우량 증가, 강물의 유입 등으로 변화하는 해수면의 염분 농도는 해수 표면의 무게에 영향을 미친다.
코블린스키 박사는 “해수의 밀도변화는 해수의 상하순환작용을 감소시키며 이것이 해양과 대기 사이의 열 펌프 작용을 방해해 심각한 기후 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해수 상하순환이란 해수의 밀도 변화에 따라 따뜻한 물이 극 지역으로 이동해 가라앉는 물을 대체하는 작용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예측
해수면 염분 지도가 작성되면 지구 차원의 장기적인 기후변화 예측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인공위성을 이용한 해양기후예측은 바다의 표면온도, 바다 색깔, 해면고도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엘니뇨와 같이 지구 전체의 기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도 주로 해수면의 온도변화로 예측해왔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페루 앞바다(남위 5도~북위 5도, 서경 120~170도 사이)에서 해수면 온도 편차가 6개월 이상 0.4도 이상 상승되는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해수면 온도(SST)를 파악하는 인공위성 센서에 의해 이상 현상을 파악했던 것.
또 고도계 센세를 탑재한 토펙스, 포세이돈 위성 등이 해면 고도를 파악해 주변 해류와 고도가 1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그러나 염분지도가 작성되면 보다 이른 시간에 정밀한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열대지역의 경우 강우량 증가와 해수면의 담수의 염분도를 측정하면 이를 통해 엘니뇨의 발생 시기를 앞당겨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해양연구원 김철원 박사는 “새로 개발된 해수면 염분농도 측정법이 실용화하면 장기적인 지구 기후의 예측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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