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이든 샐러리맨이든 누구나 주어진 여건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세속적인 만족의 총화는 비슷하다고 본다.그러나 산업화, 지식사회화에 따라 점점 빨라지는 일상의 리듬속에서 우리는 자주 진정한 만족이란 무엇인가를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사람들에게 피천득 선생의 수필집 ‘인연’을 권하고 싶다. 일상의 초조와 번잡에 자주 시달리는 사람들일수록 가끔은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해주는 청량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선 현재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에 대해 늘 기쁨을 느끼고 감사하게 만든다. 피천득 선생은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들에서 행복을 발견하기 때문에 사랑한다”고 말한다.
특히 ‘나의 사랑하는 생활’이란 수필은 잔디 밟기, 딸 아이의 머리카락 만지기, 고무창으로 된 신발을 신고 아스팔트 밟으며 걷기 등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잔잔한 기쁨을 묘사한다.
바쁜 업무에 쫓겨 경영인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주변의 작은 행복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지은이가 묘사한 조그만 사랑의 세계는 결코 협소하지 않다. 깨끗하고 부드럽고 조촐한 것들 속에는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미처 보지못한 넓고 큰 것들이 스며있다.
지은이는 일상의 작은 일에서도 늘 변화와 새로운 시각을 추구한다. 이런 노력은 경영 뿐만 아니라 일상적 사회 생활에서도 꼭 필요한 시도라고 본다.
지은이의 글을 보면 봄이나 5월 등 새로운 생명, 새로운 변화, 새로운 시작을 끊임 없이 추구하는데, 글을 읽노라면 저절로 몸에 생기가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잔잔한 일상 속에서 추구하는 변화는 오늘날과 같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특히 저마다 자기를 알리려는 아우성속에서도 잔잔함이 덮여지지 않고 남아있을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것이 이 책의 또다른 가르침이며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오늘도 일상의 작은 행복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담담하게 자문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작은 생활의 인연들에서 오히려 삶의 의미가 더 진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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