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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회계부정은 언론감시 소홀탓"/오르빌 셸 버클리大 교수 뉴스위크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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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회계부정은 언론감시 소홀탓"/오르빌 셸 버클리大 교수 뉴스위크 기고

입력
2002.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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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의 폭락을 부른 잇따른 기업 회계 부정 사건은 언론이 그동안 기업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한 것이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인수ㆍ합병 바람에 휘말린 미국 언론들은 구조적으로 대기업과 최고경영자(CEO)들을 비판할 수 없는 상황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오르빌 셸 버클리대(캘리포니아) 언론대학원장이 21일 뉴스위크 인터넷판에 게재한 글을 요약해 소개한다.

제도적인 감시와 균형, 경고가 효과적으로 발휘되는 사회 체제의 최하부에는 언론이 있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할 때 사슬처럼 연결된 감시 체제의 나머지 부분들은 비틀거린다. 공무원들은 정보가 부족하게 마련이다.

증시 분석가들도 부정의 조짐을 미리 알기란 어렵다. CEO들은 사실과 다른 경영에도 불구하고 도전받지 않으며 기업 이사회는 견제의 기능을 상실한다.

감독기관이 반쯤 눈 가린 상황이면 정치인들은 개안(開眼)도 안 될 것이며 이런 구조의 정점인 대통령 역시 완전 정보 부재 상태에 빠진다.

1년 여 전까지만 해도 미국 사회는 온통 ‘신경제’의 호황에 사로잡혀 있었다. 대기업과 관련한 거의 모든 사람이 스톡 옵션과 두툼한 월급 봉투를 받았다. 투자자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소득을 올렸다.

하다 못해 대학이라든지 비영리 단체까지 이런 호황의 이득을 챙겼다. 간단히 말해 사회가 온통 상승일로에 있던 셈이다.

이런 속에서 미디어 업계에는 대형 합병 바람이 불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감시해야 할 바로 그 기업 구조에 편승했다. 그리고 이익을 자신했다. 상장한 신문사들은 20~25%를, 방송사들은 한술 더 떠 40% 이상의 배당을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다.

일부 양심적인 미디어를 제외한 대부분 언론들은 당시의 낙관적인 분위기와 배치하는 보도를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어떤 언론도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지기 이전에 CEO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역시 언론이 자신들이 감시해야 할 대기업 체제의 일부가 되었다는 점이다..

디즈니는 ABC 방송을 소유하고 종합 미디어 업체인 비아콤은 CBS 방송을 가졌다. NBC 방송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것이다. 그리고 타임 워너와 AOL은 합병했다.

신문이 CEO를 보도할 때는 그들을 신경제의 영웅으로 추겨세울 때 정도였고, 기업을 평가ㆍ분석하는 기준은 그 회사가 매력적인 신경제의 역동성을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가 고작이었다.

“기자들은 그 동안 가려진 이야기를 캐려하기보다 기업을 홍보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언론이 상업화할 경우의 폐해를 지금 미국 사회는 목도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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