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미국 경제가 침체일로를 걷자 부시 행정부의 경제팀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20일 일제히 부시 행정부 경제팀의 안이한 현실 인식을 질타했다.
언론들은 특히 최근 잇달아 터져나오고 있는 기업 회계비리 부정에 부시 행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은 기업가 출신이 중심이 된 경제팀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경제팀의 개편까지 요구했다.
미 역사상 첫 MBA(경영학 석사) 출신 대통령이자 기업가 출신이기도 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취임초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가장 많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고위직에 포진시킴으로써 경제계로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침체된 주식 시장과 5월 376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무역적자 및 세금 감면에 따른 적자예산확대 등 3대 경제지표에 적색경보가 켜지면서 경제팀에 대한 신뢰는 급강하하고 있다.
월가의 경제컨설턴트 마이클 에번스는 부시 경제팀에 대해 “경제적 식견은 물론 정치적 감각도 형편없는 말 그대로 별볼일 없는 3류 집단”이라고 혹평했다.
구체적으로 경제팀의 수장이라 할 폴 오닐 재무장관은 잇단 실언으로 구설수에 휩싸인데다 경기침체에 대한 별다른 처방전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비 피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회계업계와의 유착의혹 등의 이유로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로부터도 사임 압력을 받고있다.
돈 에번스 상무장관, 미치 대니얼스 예산국장,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고문, 글렌 허바드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로버트 죌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도 과거 정권의 경제팀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그러나 경제팀의 역량보다 더 문제시되고 있는 점은 부시 자신을 포함해 이중 상당수 인사가 최근 불거져나온 기업회계비리 스캔들에 연루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감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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