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이형 몫까지 싸울게요” “괜찮아, 좋은 파트너가 돼 줄게.” 우리나라 메달박스인 레슬링 그로코로만형 대표팀의 막내 정지현(19ㆍ한체대1ㆍ사진)이 태릉선수촌에서 선배 하태연(25ㆍ삼성생명)을 상대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최경량급인 55㎏급으로 올 봄 대표선발전에서 하태연과 결정전까지 치르는 혈전 끝에 깜짝 대표로 선발된 정지현은 선배를 누르고 올라온 미안함을 실력으로 갚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반면 심권호의 벽에 막혀 2연속 올림픽출전 좌절에 이어 부산아시안게임까지 탈락한 하태연은 선배다운 의연함으로 후배의 미숙한 점을 일깨우고 있다.
이 체급 터줏대감은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심권호(주택공사). 대회직전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한 심권호가 2차선발전 결승에서 라이벌 하태연에 2_3으로 석패했고 1차 우승자 정지현은 대표선발 결정전서 하태연을 3-2로 제압,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지현은 2차대회 때 하태연과의 준결승서 체력을 아끼기 위해 일부러 0_8로 완패했을 만큼 영리하다. 심권호와 하태연이 결승에서 격돌, 지치기를 기다렸고 연이어 열린 결정전서 체력이 다한 하태연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정지현이 대표로 선발되자 레슬링 관계자들은 놀라지 않았다. 고교랭킹 1인자로 심권호의 대를 이을 재목으로 점찍혀 있었고 대학에 진학 뒤 경험을 쌓자마자 두각을 나타냈다. 유연성이 뛰어나고 영리한 경기운영이 특기다. 체력이 약한 것이 흠이다.
대표팀 유영태감독은 “대학 1년 때의 심권호에 비하면 지현이가 조금 낫다”면서 “이 체급에 이란 카자흐스탄 등 최고수들이 즐비하지만 지현이가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