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발표한 외국계 석유회사 에쓰오일(S-Oil)의 대규모 주식 불공정 거래 및 회계 부정사건은 충격적이다.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회계 스캔들’이 마침내 국내에서도 발생해 금융시장에 큰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모든 수법을 다 동원했다. 회사 자금을 동원해 주가를 띄우는 전형적인 방법에서부터 분식회계로 이익을 조작했으며, 비자금 조성 혐의까지 받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은 국내 굴지 기업의 최고 경영진이 부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투서가 발단이 됐지만, 그동안 감독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에쓰오일은 임직원 등 명의의 차명계좌만 38개 증권사에서 2,300여개를 개설했고, 작전성 거래 회수는 2만3,000여회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감독당국이 모르고 있었다니 이해하기 힘들다.
회계 부정과 주가 조작이 기업 경쟁력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최근 미국의 사태 등에서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한 기업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경영의 투명성이 의심을 받으면 기업은 더 이상 발을 붙일 수가 없다는 점을 경영자들은 알아야 한다.
에쓰오일측은 주가 조작 및 회계 부정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적대적 인수 합병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임직원과 거래처 등이 합법적으로 주식을 확보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번 사건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어서 앞으로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 깨끗한 경영을 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에 엉뚱한 피해를 입히지 않고, 금융시장의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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