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S-OiL)의 주가조작과 분식회계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경찰의 혐의 발표에 대해 회사측이 성명과 신문광고 등을 통해 강력 반발하고, 증권감독 당국과 업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자 검찰은 19일 경찰에 재수사 지휘를 내렸다. 혐의를 확정하기 쉽지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가총액 18위, 자산규모 5조원에 달하는 대기업이 이 같은 논란에 휘말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내 증시에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투자등급 하향
19일 거래소에서 에쓰오일 주가는 하한가로 떨어졌다. 이틀만에 20% 이상 급락한 셈이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혐의 내용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에쓰오일의 투자등급을 잇따라 낮춘 것이 주가폭락을 부추겼다.
삼성증권 김재중 연구위원은 “주가조작과 분식회계의 확인 여부에 관계없이 당분간 주가는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종전 2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낮췄다.
메릴린치 역시 “경찰조사와 관련, 밝혀진 사실은 아직 없지만 이로 인해 투자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투자의견을 ‘강력매수’에서 ‘매수’로 낮췄다.
▼주가조작 논란
에쓰오일은 이날도 ‘적극적 주가관리’일뿐 주가조작이 아니라고 강력 부인하고 나서 진위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임직원과 주유소 사장등에게 저가에 매입할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고 계좌를 개설했으며 회사가 우호지분 관리 차원에서 계좌를 위임받아 관리해왔을 뿐 차명계좌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람코 35%, 쌍용양회의 자사주 28.4%(무의결권주)의 당시 지분구조상 인수를 막기 위해 시장에 유통되는 37%를 사들였고 이 과정에서 주가가 올랐고 단기성 차익 매매는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도 “기업들이 주가관리나 회사회생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할 때 흔히 사용하는 편법이어서 조직적인 주가조작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가 통정매매나 고가주문, 허수주문 등을 통해 시세안정을 취한 것도 주가조작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회계장부 조작혐의에 대해서도 에쓰오일은 “9ㆍ11테러 이후 국제유가가 이상 급락한 상황에서 12월말 재고자산은 다음해 판매돼 현금으로 회수되므로 추정판매가격으로 평가해야 하는 만큼 작년 1∼9월 평균 유가의 87%수준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유업계는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감안, 적절한 자산평가를 위해 관행처럼 해오던 이 같은 회계처리가 도마에 오르자 난감한 표정이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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