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만화전문서점 한양툰크가 최근 집계한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반가운 이름이 한 명 있었다. 한국작품으로는 가장 좋은 성적인 6위에 ‘라그나로크’를 올린 이명진(28). 1992년 만화잡지 ‘소년챔프’가 주최한 제1회 신인공모전에서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이라는 작품으로 데뷔, 단행본 9권을 100만 부 이상 팔아치운 작가가 바로 그다.지금까지 각종 만화잡지가 배출한 신인공모 출신 작가는 86년 ‘만화광장’ 신인공모 당선자 박흥용(43)을 시작으로 150여 명. 이 중 양영순(31) 천계영(32) 유 현(26) 이 빈(28) 형민우(29) 등 젊은 작가들은 개성 있는 그림체로 슈퍼신인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1990년대 한국 만화계를 뜨겁게 달군 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학원 코미디물 ‘어쩐지…’의 이명진은 97년부터 ‘영챔프’에 ‘라그나로크’를 장기 연재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행본 10권이 나온 ‘라그나로크’는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신과 인간, 마족의 전쟁과 사랑을 그린 판타지 만화. ‘어쩐지…’의 명성에는 못 미치지만 군 복무 후 한껏 방대해진 작품 스케일이 향후 기대를 갖게 한다.
한때 ‘간첩 리철진만 빼놓고는 다 안다’는 소리를 들었던 청춘물 ‘오디션’의 작가 천계영은 현재 미국 유학 중. 그러나 5월 창간된 격주간 만화잡지 ‘비쥬’에 ‘더 클럽’이라는 학원 소설을 연재, ‘오디션’에서 보여준 탁월한 글솜씨를 과시하고 있다.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96년 제2회 ‘윙크’ 신인공모전을 통해 데뷔했다. 데뷔작은 단편 ‘탤런트’.
‘누들누드’의 양영순은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가. 95년 ‘미스터 블루’ 신인공모전에서 ‘누들누드’로 대상을 받은 그는 2001년 1월부터 일간스포츠에 역시 성(性)을 소재로 한 ‘아색기가’를 연재하고 있다. 90년대 한국식 성인만화의 전형을 제시한 작가답게 그의 그림체를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절제된 말 풍선과 콩트식 구성,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출신다운 정교하고 화려한 인물묘사가 특징.
고3때인 93년 제5회 ‘소년챔프’ 신인공모전에서 단편 ‘제자리 찾아주기’로 데뷔한 유 현은 98년부터 ‘영챔프’에 ‘선녀강림’을 연재하고 있다.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전통 소재를 각색한 코믹 로맨스 만화로 단행본으로는 10권까지 나왔다. 91년 ‘르네상스’ 신인공모전을 통해 데뷔한 이 빈은 ‘부킹’에 순정만화 ‘안녕 자두야?’를, 93년 ‘소년챔프’ 신인공모전 출신 형민우는 영혼을 악마에게 저당잡힌 신부의 이야기 ‘프리스트’를 ‘소년챔프’에 각각 연재중이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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