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미 수백만평의 외국인 전용공단이 놀고 있는데 또다시 땅만으로 외국기업을 끌어오려는 발상은 실효성이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영종도 등 경제특구 개발안을 비판했다.대한상의가 주관하는 제27차 최고경영자대학 참석차 서귀포에 머물고 있는 박 회장은 18일 출입기자들과 저녁을 겸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중국 상하이에서는 시설이 완비된 공장과 인력을 공급받아 당장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가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수십년 상환 조건의 대지와 공장 조감도 뿐”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그러나 “현 정권 출범 당시 외환보유고가 38억달러에 불과, 국가 부도 상황까지 갔지만 현재는 1,000억달러 수준으로 회생했으니 김대중 대통령의 거시경제정책은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외환위기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며 “누적된 경제ㆍ사회 문제로 인해 망하는 길목에 들어선 아르헨티나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로 인해 강제적이나마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30대 대기업 중 절반이나 살아 남아 재도약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불거진 공적자금 손실 문제에 대해서는 “수십년간 쌓여온 거품과 부실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천문학적 액수의 공적자금이 들어갔다”며 “공적자금을 필요하게 만든 데는 한나라당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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